AI시대를 맞이하는 생각의 힘[김홍유의 산업의 窓]
쇼펜하우어는 “우리의 사고는 우리의 운명이다”라고 하였다. 지금처럼 복잡하고 다양한 세계에서 경쟁이 치열해진 이 마당에 국내 기업들을 생각할 때 이 말의 의미가 더욱 생각난다. 지금은 조직의 성공과 실패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제품 콘셉트와 아이디어, 요컨대 사고(思考)전략에 의해 성패가 좌우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우리의 사고가 우리의 행동을 결정하는 것이다. 경제계뿐만 아니라 국가, 기업 또는 각 개인들의 사적인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실수가 허용되는 범위도 그 모든 영역에서 지금은 매우 좁아졌다.

그러나 옳은 아이디어와 콘셉트 전략은 적절한 시기에만 실행된다면 곧장 수익성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경쟁하는 제품과 서비스가 점점 유사해지고 가장 보수적인 기업마저도 최신의 경영 스타일을 추구하는 오늘날 기존의 시스템과 업무 처리 방식의 우월성만으로는 경쟁력의 우위를 확보할 수 없다. 오늘날 기업의 대내외적 현실을 주도할 수 있는 최첨단 지식이 필수적이며, 다른 한편으론 이 지식을 올바른 결정과 행동으로 전환할 수 있는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사상가와 경영 인재도 아울러 요구되고 있다.

인간의 지식과 경험에 의한 경영 활동에서는 글로벌 시스템이 개발되어 곧 모든 기업이 서로 유사한 방식으로 지식을 체제적으로 수집하고 표준화된 지능적 소프트웨어(AI) 프로그램을 통해 서로 비슷하게 분석하게 되는 시대가 도래했으며, 첨단 IT 기업들은 이미 그런 분석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의사결정에 활용하고 있다. 인간 지식 경영과 의사결정을 위한 인공지능 프로그램은 장차 모든 기업가에게 제공될 것이므로,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인공지능에 의한 프로그램은 더 이상 기업의 경쟁력 우위 확보를 위해 결정적인 요인이 되지 못할 것이다.

성공적인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을 구분하게 해주는 척도는 앞으로 점점 더 경영기법과 구성원의 자질 자체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조직의 모든 차원과 분야에서 기업 총수와 경영자는 천재적 전략과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통해서만 자신의 기업 성공 수위를 높여갈 수 있을 것이다. 직원도 동료 직원이나 고객과 만날 때 정보의 우위에서 자신의 사고력을 발휘하는 결정적인 표준을 설정할 수 있을 때에만 현재의 성공 기업을 계속 튼튼하게 버텨 줄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경영자 자신이다. 경영자는 자신의 빛나는 정신 능력과 부하, 동료, 고객, 공급업자들이 가지고 있는 재능, 아이디어, 통찰력을 능숙하게 활용함으로써 독보적인 기업경쟁력 우위를 창출해야 한다. 이것만이 기업의 성공 요인이 된다. 현재 문제되고 있는 것이 리더십 문제이거나, 시장 문제이거나, 재정 관리이거나, 순발력이 필요한 전략이라도 그 어떠한 경우에도 기업을 해당 분야의 선두 주자로 끌어올릴 수 있는 최종적 결정 요인은 경영자의 비범한 사고력과 실천력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다.

아주 작은 스타트업 기업이 천하무적의 대기업을 궁지에 몰아넣을 수도 있으며, 오래된 작은 토착 기업이 몇십 년을 앞질러나가 시장의 모든 막강한 대기업을 누르고 승리할 수도 있다. 그런 경우에는 거의 대부분 성공 신화가 뒤따른다. 거기서는 결국 시의적절하게 코스를 수정해서 새로운 전략을 실행한 비범한 사고력이 있는 경영자가 있었음이 확인된다. 임직원의 집단적 노력을 성공적인 궤도에 올려놓는 것은 경영자의 책임이다. 경영자는 그 노력을 뒷받침하는 기업 문화를 조성하여 그들의 재능과 능력이 빛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경영의 성공적 약진은 비범한 확신과 도전적 전략의 결과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바로 이 평범한 사실이 오늘날 온갖 새로운 경영기법과 전략 수단보다도 더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 우리는 글로벌화된 네트워크에서 새로운 수단만으로는 경쟁에서 결정적 우위를 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업의 성공과 실패는 아주 작은 부분들이 경쟁기업보다 얼마나 사고력을 발휘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김홍유 경희대 교수, 한국방위산업협회 정책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