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림동 사주카페(6)
사주 vs MBTI…뭐가 더 정확할까?[중림동 사주카페⑥]
Q : 사주와 MBTI 중 나를 파악하기에 더 좋은 지표는 무엇일까요?

점 보는 것도 세월 따라 바뀌지요. 홍대거리에 ‘사주·타로’ 간판이 즐비합니다. 젊은이들이 타로에 열광하더니 요즘 세대는 MBTI에 빠진 듯합니다.

사주와 MBTI가 무엇인지를 말씀드리고, 이어서 기자님 질문 “어떤 것이 더 정확할까”에 답변드리겠습니다.

사주에 대한 설명은 이전 시리즈에서 여러 차례 다뤘기 때문에 생략하겠습니다. MBTI는 사람의 성격(심리)을 16가지로 구분합니다. 문제는 검사 때마다 유형이 조금씩 바뀐다는 것이지요. 연애 중일 때와 실연당한 직후, 인생이 잘나갈 때와 그렇지 않을 때 MBTI 결과가 다를 수 있지요. 물론 MBTI 전문가들은 정밀검사를 하게 되면 선천적으로 타고난 진짜 성격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우선 사주와 MBTI를 도표로 대조하여 보여드리고 어떤 것이 더 정확할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사주 vs MBTI…뭐가 더 정확할까?[중림동 사주카페⑥]
MBTI 성격유형 판단은 비교적 간단합니다. MBTI를 알고 싶으시면 다음과 같은 4가지 선호지표 가운데 한 개씩을 선택하면 됩니다.
사주 vs MBTI…뭐가 더 정확할까?[중림동 사주카페⑥]

MBTI는 자신이 처한 상황·지위·기분 등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만약 2023년 12월 3일 오전 8시에 ‘중림동 잘나 산부인과’에서 아이가 태어났다고 합시다. 이 아이의 MBTI는 알 수 있을까요? 세상에 대한 아무 경험이 없는 ‘백지(tabula rasa)’인 데다가 말 못하는 아이를 MBTI로 검사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물론 MBTI의 장점도 있습니다. 어떤 때는 ‘내 마음 나도 모를 때’가 있지요? 분노할 때, 무기력할 때, 기분이 과도하게 좋을 때 등등. 이때 MBTI 검사를 해본다면 특정 유형이 나옵니다. 물론 전문가들은 그것이 ‘참유형(True Type)’이 아닌 ‘거짓 유형(Falsified Type)’이라고 말합니다. 그렇지만 그 ‘거짓 유형’도 그 순간 자신의 심리파악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자기관리를 한다면 분명 도움이 됩니다.

사주도 성격(심리) 유형을 알아내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간단하면서도 ‘정확’한 방법 한 가지를 소개하겠습니다.

2023년 12월 1일 오전 8시에 ‘중림동 잘나 산부인과’에서 태어난 아이 사주는 어떻게 될까요? 인터넷에서 ‘무료 만세력’을 활용하면 다음과 같이 나옵니다.
사주 vs MBTI…뭐가 더 정확할까?[중림동 사주카페⑥]

위 도표에서 태어난 날짜의 ‘을미’ 가운데 첫 글자인 ‘을’은 이 사주의 주인공 자신을 나타냅니다. 그 밖의 7글자는 ‘나’를 둘러싼 가족 및 사회관계를 나타냅니다. 즉 사주는 본질적으로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다는 전제에서 출발합니다. 기자님과 독자님들의 태어난 연월일시를 ‘무료 만세력’에 입력하고 태어난 날짜의 첫 글자가 무엇인지를 찾아보세요. 다음과 같은 10개의 글자[천간·天干] 가운데 하나일 것입니다.화초·호수·태양?…나의 본질은 무엇일까천간: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甲·乙·丙·丁·戊·己·庚·辛·壬·癸)

태어난 날짜의 첫 글자는 그 사람의 본질을 뜻합니다.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습니다.

갑(甲):
큰 나무. 갑은 언제나 일등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과 그를 위해 노력합니다. 성공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나 한번 좌절하면 재기불능입니다. 마치 수백 년 묵은 거목이 벼락에 맞아 꺾이면 재생이 불가한 것과 같지요.

을(乙):
화초·잡초·칡넝쿨. 생활력이 강하여 높은 곳 낮은 곳, 습한 곳 건조한 곳을 가리지 않고 뿌리를 내리려 합니다. 이해타산이 빠르고 생활력이 강합니다. 칠전팔기 오뚝이와 같은 삶입니다.

병(丙):
태양. 태양이 지상에 뜰 때 온 세상을 환하게 따뜻하게 비추는 것과 같은 인물입니다. 태양이 공짜로 비추듯 대가를 바라지 않는 유형입니다. 물불 안 가리는 성격이지만 잘 베푸는 사람입니다. 언어 감각이 뛰어나며 분위기 메이커입니다.

정(丁):
별·촛불·등대. 밤하늘 별과 같은 존재로, 밤바다의 등대로서 가야 할 길을 제시하는 존재입니다. 지혜가 많은 사람이자, 어둠을 밝히고 추위를 녹여주는 충성과 희생심이 강한 성격입니다.

무(戊):
태산과 같이 거대하면서도 말이 없는 성격입니다. 오염이 없는 높은 산처럼 대인형입니다. 부분적으로 고지식하여 서비스 업종에는 안 맞습니다. 종교인·교육자에 적합한 유형입니다.

기(己):
논밭처럼 물기 있는 흙입니다. 물기가 있어 온갖 생물들이 모여들고, 사람들은 그 땅에 농사를 짓습니다. 정보가 많아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고 이쁨을 받습니다.

경(庚):
광산에서 캐낸 원철·원석과 같이 다듬어지지 않은 강한 성정입니다. 한번 마음먹은 일은 끝장을 내려 하는데, 설사 오류가 있어도 밀어붙이는 성격입니다. 터프(‘무식’)하지만 스케일이 크고 의리가 있습니다.

신(辛):
보석과 같은 완제품이자 결정체입니다. 스스로 완벽한 존재라고 생각하고 자신이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합니다. 보석이 조명을 받을 때 빛나는 것처럼 조명 받기를 좋아하고 깔끔 떠는 사람입니다. 여성인 경우 피부가 하얀 미인이 많지요.

임(壬):
강과 바다. 강물이 도도하게 흐르듯 조용하면서 묵직한 사람입니다. 강물이 깊어서 그 속을 알 수 없듯,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한번 화가 나면 폭풍우처럼 무섭게 돌변하기도 합니다.

계(癸):
하늘의 비와 땅의 샘물. 하늘에 비로 있을 때 세상을 널리 볼 수 있듯, 세상을 넓게 보는 사람입니다. 비가 땅에 내려와 대지를 적시고 만물을 키워내듯 그러한 유형입니다. 집안에서 어머니와 같은 존재입니다. 세상을 늘 이롭게 하지만 가끔 그 존재를 무시하기도 합니다.

이상 소개한 10가지는 MBTI의 16유형보다 적은 경우 수로 보입니다. 그런데 한번 생각해보세요.

앞에서 2023년 12월 1일 오전 8시에 태어난 아이는 ‘을’, 즉 화초·잡초와 같은 존재라고 말씀드렸지요. 그 화초가 봄에 태어나면 꽃을 피워 인기를 얻을 것이고, 여름에 태어나면 풀들이 무성하듯 화려할 것이고, 가을에 태어났다면 열매(곡식)를 맺어 풍요로울 것입니다. 겨울에 태어나면 어떨까요. 잎은 고사하고 땅속에 뿌리로 연명하겠지요. 때(운)를 기다리며 인내하는 모진 인생이겠네요. 어떤 철에 태어났느냐에 따라 성격과 운명이 달라집니다. 이 10개의 천간[십간]을 4계절에 따라 분류하면 벌써 40유형입니다. 12달에 따라 분류하면 120유형입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자신을 나타내는 ‘을[화초·잡초]’을 제외한 주변 7글자가 무엇이냐에 따라 또 성격이나 운명이 달라집니다. 주변 7글자가 주로 오행상 물[水]이라면 어떨까요? 강물에 흘러가는 부평초 인생이 되겠지요. 자기 의지와 무관하게 주변 환경에 끌려가는 인생이겠군요. 늘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삶이겠네요.

주변에 쇠[金]가 많은 사주라면 어떨까요? 뿌리조차 제대로 내릴 수 없는 자갈밭 인생입니다. 주변에 불[火]이 많은 사주라면 어떨까요? 극심한 가뭄에 풀들이 고사하듯 강퍅한 인생이 되겠지요. 이렇듯 화초(잡초)로 태어나도 사주의 구성에 따라 성격과 운명이 다양하게 전개됩니다. 사주는 MBTI보다 더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습니다.
사주 vs MBTI…뭐가 더 정확할까?[중림동 사주카페⑥]
한국외대 독일어과 학·석사, 독일 뮌스터대 독문학 박사, 문화재청 문화재 위원(역임), ICOMOS 정회원(현), 우석대 교양학부 교수(현)
한국외대 독일어과 학·석사, 독일 뮌스터대 독문학 박사, 문화재청 문화재 위원(역임), ICOMOS 정회원(현), 우석대 교양학부 교수(현)
김두규 우석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