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티투마루는 AI와 딥러닝 기술에 기반한 딥 시맨틱 QA(Question Answering) 플랫폼 기업이다. 딥 시맨틱 QA 플랫폼은 사용자의 질문을 정확하게 이해한 후 정확하게 하나의 대답을 도출해내는 기술이다. 정답 후보군을 여러 개 제시하는 기술보다 한층 발전된 영역으로, 전자·통신·자동차·미디어·헬스케어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검색 증강 생성 기술이 적용된 초거대 AI의 산업별 경량화 언어 모델 플랫폼 ‘RAG42’와 경량화언어모델(sLLM)인 기업특화용 ‘LLM42’를 출시해 국내외 기업과 공동 연구개발 및 비즈니스 제휴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글과컴퓨터(한컴)가 LLM42 활용과 공동 사업 기회 발굴을 확대하기 위해 이 기업에 지분 투자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티투마루와 한컴은 현재 지능형 문서 작성 도구 ‘한컴 어시스턴트’와 연동하기 위한 기획·설계 작업을 함께하고 있으며, 한컴이 보유한 전자문서 기반 기술과 포티투마루의 LLM 기술을 결합해 공공기관이 생성·보관 중인 한글(HWP·HWPX) 문서를 학습시킨 뒤 질의응답과 정보탐색, 요약 등이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이 기업의 수상 이력은 매우 화려하다.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주최하는 AI 독해 경진대회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에서 주관한 AI 경진대회, 마이크로소프트가 주관한 언어 이해 경진대회 요약 분야 1위를 차지하며 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스태티스타(Statista)는 포티투마루를 아시아·태평양 고성장 기업으로 언급했으며, 2년 연속 1위 한국 AI 기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포티투마루를 창업한 김동환 대표는 25여 년 전 포털사이트 엠파스에서 검색엔진을 만드는 개발자로 IT 벤처 산업에 입문했다. 오랜 기간 벤처기업에서 활동한 김 대표는 강력한 리더십은 스스로를 낮추는 데서 나온다고 말한다. 일방적인 명령과 지시가 아닌, 소통과 배려가 리더십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자질이라는 것이다.
김 대표는 성장 단계마다 변화를 겪는 스타트업에서 다양한 배경과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여러 구성원을 경험했다. 이러한 가운데 스타트업이 응집력과 집중력을 가지고 하나의 비전을 향해 뛰어들기 위해서는 구성원 개개인의 상황을 잘 이해하고 경청하고 맞춤형으로 배려해 주는 것이 진정한 리더십이라고 생각했다. 스타트업 CEO에게 필요한 리더십을 ‘배려하고 인내하는 기다림의 시간’이라고 정의하는 김동환 대표를 만나 ‘스타트업 운영’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Q. 기업 문화는 어떻게 만드나요?
기업 문화는 살아 있는 유기체와 같습니다. 특히 새로운 멤버들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스타트업의 경우, 기업 문화도 구성원의 변화에 발맞추어 수시로 변화해야 하고 변화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초기 멤버 몇 명이나 일부 경영진의 문화를 기업 전체의 문화로 강제할 수는 없습니다. 나중에 합류하는 사람들이 하나로 융화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포티투마루는 구성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VTF(Virtual Task Force)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본인의 고유 업무를 하면서 다른 업무도 조금씩 겸직을 하는 방식입니다. 참여 의향을 밝힌 직원들을 중심으로 매년 멤버들을 변경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 VTF가 중심이 되어 매년 같은 행사를 기획해도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방식이나 실제로 운영되는 양상이 매년 다르다는 것입니다. 매년 우리 포티투마루를 구성하는 멤버들이 조금씩 달라지다 보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겠지만요. 포티투마루는 이렇게 구성원 스스로가 우리 회사의 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직원들에게 리더가 생각하는 미래를 어떻게 공유하나요?
‘지속적인 소통’이 가장 실효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때로는 귀찮을 정도로 반복해서 소통해야 합니다. 이때 조심해야 할 부분은 직원들이 리더의 비전에 잘 따르지 않는다고 불만을 가지거나 직원들을 함부로 평가하는 것입니다. 리더가 그리는 큰 그림을 단지 한두 번 설명한다고 해서 구성원 모두가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더군다나 스타트업 리더가 꿈꾸는 미래는 아직 실현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실체도 잡히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게다가 스타트업은 서로 다른 경험과 배경을 가진 경력자들이 중간에 합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 유의해야 합니다. 이러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구성원들이 충분히 이해했다는 반응이 나올 때까지 지속적으로 차근차근 이야기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Q. 직원들이 주도적으로 자기주장을 내는 것과 리더가 강한 리더십을 보이는 것 중에 어느 쪽을 선호하시나요?
둘 모두 중요하고, 이 두 가지 요소가 선순환 구조로 동작해야 합니다. 그래도 우선순위를 따지자면 실무적으로 내용을 제일 잘 알고 있고 고객과의 최접점에 있는 구성원이 주도적으로 자기 의견을 내고 주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모든 구성원이 모든 사안에 대해서 자기 의견만 고집하거나 자의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것은 응집력이 중요한 스타트업에서는 특히나 위험한 방식입니다.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자기주장을 개진하는 것과 함께 리더는 객관적인 방법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의사를 결정한 다음 실행 방향을 제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직원들이 자신의 의견이 배제되더라도 거시적인 관점에서 회사를 위해 이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리더가 이들을 다독이고 포용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결국 다시 소통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의사결정은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객관적이고 투명한 방식으로 하되, 의견이 배제된 멤버들과는 따로 자리를 만들어서 이야기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특히 기대를 많이 하고 있거나 낙담하는 경우에는 소주라도 한잔하면서 이야기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결국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이면서도 리더의 결정에 능동적으로 따르게 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소통을 해야 합니다.
Q. 사무실의 위치나 면적, 콘셉트는 어떻게 결정하나요? 이러한 부분도 운영에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요즘 같은 시대에는 사무실의 위치나 콘셉트도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20년 전 벤처 창업을 하던 때처럼 라면으로 끼니를 떼우면서 밤새 작업하는 시기는 지났으니까요. 많은 젊은 직원이 사무실 위치나 콘셉트, 복지시설을 본인의 사회적인 포지션과 동일하게 여기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AI 분야는 특히 대기업에서 원하는 수준 이상의 기술과 능력을 갖춘 고급 개발자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무실 구성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입니다.
저 역시 이러한 부분에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사내 카페테리아에서는 직원들이 작업으로 인해 복잡해진 머리를 식히면서 보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일을 하거나 틈틈이 휴식할 수 있도록 다양한 종류의 샐러드를 원가에 제공하고, 저녁에는 영화나 드라마를 틀어주고 간단하게 와인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요즘에는 위치도 점점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젊은 주니어 작업자들은 점심이나 퇴근 후 다양한 먹거리나 문화 공간을 즐길 수 있는 강남 쪽을 선호합니다. 임대료가 높아도 서울대입구역과 낙성대역을 거쳐 현재의 논현역까지 조금씩 강남으로 진출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팬데믹 상황에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자 우리만의 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건물 전체를 사용할 수 있는 사옥을 임대했는데, 포티투마루의 콘셉트를을 유지하고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는 데는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배태준 법무법인 세종 신산업플랫폼·ICT·TMT 전문 변호사
강은영 기자 qboo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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