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재테크 키워드 금·반도체·채권]

투자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2024년을 이끌어갈 주도산업 그리고 유망종목이다. 한경비즈니스는 ‘2023 상반기 베스트 애널리스트’ 20인에게 반도체부터 2차전지, 자동차, 통신, 제약, 조선, 건설, 유통, 미디어·광고 등등 주요 산업의 국내외 시장 동향과 투자 방향에 대해 물었다. 이들은 연기금·자산운용사·공제회·은행·보험·투자자문사의 펀드매니저 1432명이 선정한 자타 공인 국내 증권업계의 최고 분석가 집단이다. -반도체
우상향 앞당기는 HBM
SK하이닉스 HBM3_01
SK하이닉스 HBM3_01
2024년 반도체 시장의 실적 개선 방향성이 뚜렷해지고 있다. 업황 개선을 앞당기고 있는 것은 인공지능(AI) 반도체다. 향후 10년간 글로벌 AI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20%로 2032년 글로벌 AI 시장 규모는 2조500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생성형 AI 시장의 확대로 2024년 북미 4대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설비투자(capex)는 지난해보다 11% 증가해 회복세로 전환하고 서버 출하량도 9% 증가가 예상된다.

AI 반도체의 핵심은 성능 메모리인 고대역폭 메모리(High Bandwidth Memory, HBM)다. HBM은 차세대 D램으로 주목받는 제품으로,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AI 서비스가 제대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방대한 데이터를 원활히 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고용량 D램이 필수다.

메모리 3사 중에서 올해 4분기 기준 HBM 선두업체는 SK하이닉스다. 이 회사는 엔비디아에 HBM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HBM 후발주자인 삼성전자는 HBM 점유율 만회를 위해 HBM 턴키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해당 솔루션이 성공한다면 향후 HBM 고객 기반을 크게 확대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베스트 애널리스트가 내다본 2024년 산업 지도① [2024 재테크 키워드 금·반도체·채권]
(미니박스) PICK 2024 유망종목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삼성전자 실적 개선 가속화가 전망된다. 또한 내년부터 AI 서비스 확대를 위한 일반 서버 투자가 전망되어 2024년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공급 증가율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2024년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6배 증가한 33조3000억원으로 추정되어 높은 실적 가시성을 확보할 전망이다. -2차전지
성장률 둔화에도 강한 기업은 있다
최근 2차전지 산업에서 나타나는 주요 흐름은 유럽의 판매 부진과 자동차 업체들의 전기차 가이던스 하향 조정, 그리고 수익성 악화다. 특히 테슬라와 포드, GM 등 자동차 업체들의 전기차 가이던스 하향 조정이 가장 큰 리스크다.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에 따른 배터리 공급망 불안정성 확대, 전기차 가격 경쟁 심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고려할 때 자동차 업체들 입장에서 전기차 생산량을 마냥 늘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성장률의 축소는 주가수익비율의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공급망도 투자의 주요 포인트다. 자동차 산업의 공급망은 길어지고 넓어졌으며 관리하기 복잡해졌다. 최근 5년간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를 확인한 미국과 유럽은 전기차 시대에 까다로워진 공급망을 더욱 확장하기보다 지정학적으로 가까운 곳에 공급망을 구축하거나 리쇼어링으로 나아가고 있다. 시장이 예상하는 전기차 판매 전망치는 각국의 전기차 육성 정책(탄소 배출 및 배기가스 배출 규제, 보조금 등)에 의해 결정되겠으나, 이 육성 정책의 강도를 결정하는 근본적인 원인 변수는 공급망 리스크의 해소 속도다.

즉 미국과 유럽 입장에서 위협이 된다고 생각하는 공급망 리스크가 해소되는 정도에 따라 전기차 육성 정책의 속도도 결정될 것이다. 전반적인 시장 성장 속도가 다소 느려질 수 있다 하더라도 공급망 재구축이라는 시대 흐름에 잘 부합하는 전략 및 액션 플랜을 보유한 기업들의 실적 성장률은 시장 성장률을 상회할 수 있다.

여러 리스크를 고려할 때 2024년은 주가수익비율의 하락 속에서도 실적 성장률로 이를 방어하는 기업들의 주가 흐름이 견조할 것으로 판단한다.

(미니박스) PICK 2024 유망종목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정책 수혜(AMPC)에 따른 실적 서프라이즈 요소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삼성SDI는 수익성 위주 프로젝트 수주로 인해 고수익성 제품 매출 비중 상승에 따른 영업이익률 상승 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가수익비율의 하락 속에서도 실적 성장률로 이를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통신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통신서비스업
5G 서비스가 상용화 5년 차를 맞는 동안 통신사의 실적은 부진할 수밖에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까지 통신사 매출 성장을 주도했던 IPTV와 초고속인터넷과 등 유선통신 사업도 성숙기에 접어들며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

통신 본업에서 성장동력을 잃은 통신 사업자들은 신사업을 통해 부족한 성장동력을 만회할 계획이다. AI, LLM, 전기차 충전 시장 등이다. 다만 2024년 4월 국회의원 선거 전까지 국내 통신 업종에 대한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정부 규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로 외국인 지분율이 감소하면, 국내 통신업종 주가지수 하락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2024년은 선거를 앞두고 5G 상용화 6년 차를 맞이하는 시기인 만큼 요금 인하의 당위성을 앞세운 규제 방안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미니박스) PICK 2024 유망종목

각종 규제 리스크 부각으로 통신업의 전망이 불확실할수록 통신 비중이 가장 적은 KT의 투자 매력도가 부각되기 마련이다. KT의 2022년 연결 매출액 중 유무선 통신 사업을 나타내는 별도 매출액은 18조2892억원이며 나머지 12조6463억원은 연결 자회사의 합산 매출액이다. KT가 보유한 연결 자회사들은 전체 연결 매출액의 40.9%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스마트폰·통신장비
‘역성장 늪’ 벗어나 반등 기대감 ‘솔솔’
2024년에도 정보기술(IT)의 수요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다만 코로나19 이후 강도 높은 역성장을 경험한 일부 제품들은 더 이상 역성장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으로 PC(데스크톱·노트북)와 스마트폰은 전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폭 자체가 크지는 않지만 역성장을 멈췄다는 것만으로 관련 서플라이 체인들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스마트폰 시장은 글로벌 스마트폰의 23%를 차지하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회복이 유의미하다. 유럽 지역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로 줄곧 시장이 위축됐는데 2023년 9월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24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이 역시 2024년 스마트폰 시장이 전년 대비 회복할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라고 판단한다.

2024년 새로운 수요로 기대되는 부분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의 대면적화다. OLED는 스마트폰을 벗어나 태블릿으로 그 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니박스) PICK 2024 유망종목

2024년 섹터 내 최선호주로 삼성전기, LG이노텍, 비에이치를 추천한다.
이 중 삼성전기는 주력 사업인 MLCC 업황이 바닥을 통과 중이고, 2024년 주요 IT 제품들의 회복으로 인해 전년 대비 50% 증익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중화권 스마트폰향 비중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중국 스마트폰의 회복 시에 가장 많은 수혜가 기대된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커버스토리] 2024 재테크 키워드, 금·반도체·채권

(주식) 안갯속 증시, 주도주가 바뀐다
(채권) “채권 투자 한국 장기물에 집중할 때”
(원자재) 원자재 시장, 금이 살아난다
(암호화폐) 벌렁거림과 넌더리 그 사이 어디쯤
(은행) 최고 8%? 은행 고금리 예·적금 막차 탈까
(부동산) ‘겨울 온다’ 식어가는 주택시장, 그러나 예고된 전세대란
(산업) 베스트 애널리스트가 내다본 2024년 산업 지도①/②/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