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전략]
공정한 성과평가, 리더의 질문에 달렸다[김용우의 경영 전략]
성과평가 시기가 되면 리더와 구성원 모두 고민이다. 리더가 아무리 노력해도 공정하지 못한 평가라는 얘기가 나온다. 구성원은 자신의 성과를 어떻게 알려야 공정하게 평가받을지 고민이다. 특히 요즘 세대는 공정성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성과평가의 공정성은 목표수립, 과정관리의 공정성과 연결돼 있다. 우선 성과관리의 올바른 모습을 분명히 하자. 대부분 조직의 성과관리는 피터 드러커가 얘기한 ‘MBO(Management By Objective & Self Control)’에 근거를 두고 있다.

목표에 기반한 자기경영이 성과관리다. 리더와 구성원이 합의한 목표에 따라 구성원 스스로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을 관리한다. 이를 위해 목표 달성 여부를 스스로 확인할 수 있는 지표(KPI)를 둔다.

누군가의 지시가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일에 대해 공정성 이슈를 제기하는 경우는 드물다. 따라서 성과관리를 구성원 스스로 할 수 있게 하면 목표수립과 과정관리의 공정성을 높일 수 있다. 성과평가도 마찬가지다. 구성원이 평가에 참여하면 된다. 그리고 그 전에 리더로서 준비해야 할 것이 있다.
리더 자신의 영향을 최소화한다
공정성을 단순하게 정의하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누구나 한쪽으로 치우치는 편향성을 가지고 있다. 엄격하게 평가하거나 관대하게 평가한다. 이런 편향성을 없애기는 어렵다. 특히 수십 년의 경험으로 굳어진 리더라면 편향성이 있다고 인정하는 편이 낫다. 따라서 성과평가에 앞서 리더는 반드시 자신의 편향성을 점검하고 평가 과정에서 되짚어 봐야 한다.

그리고 구성원이 제출한 자기 평가서를 보기 전에 리더 나름의 평가 기준을 만드는 것이 좋다. 대개 최고의 성과를 기록해 놓은 구성원의 자기 평가서를 보면 모두가 잘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구성원 모두에게 높은 평가를 하면 진짜 높은 성과를 낸 구성원이 조직을 떠날 수도 있다. 핵심인재의 이탈은 조직에 치명적이다.

리더 나름의 평가 기준을 만들 때 최고 성과자와 최저 성과자를 정하고 그 이유를 작성해보면 도움이 된다.

이때 흔히 개인의 성과만 생각하는데 조직 성과에 대한 기여도 함께 보자. 본인 성과만 챙기는 구성원은 조직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조직 성과를 고려하다 보면 최고, 최저 성과자가 바뀌기도 한다. 다만 한가지 유의할 점은 목표수립과 과정관리에서 조직 성과에 대한 기여의 중요성을 언급해야 한다. 이처럼 리더 자신의 편향성을 점검하고 나름의 평가 기준을 만들면 편향성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구성원이 참여하는 성과평가를 위한 리더의 준비가 된 것이다.

많은 조직에서 성과평가 온라인 시스템을 활용한다. 구성원이 자기 평가서를 등록하면 이를 토대로 평가자가 평가하고 의견을 등록하는 방식이다.

특히 영업 조직처럼 측정 지표가 대부분 정량적인 경우 성과 결과 데이터로 평가한다. 심지어 결과가 뻔하다고 생각하고 성과평가 면담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목표 대비 달성도가 80%인 구성원을 여기에 맞게 평가하면 공정하다고 느낄까.

아마 대부분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할 것이다. 왜냐하면 고객 이슈나 내부 이슈 등 결과를 좋지 않게 만든 이유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구성원이 참여하는 성과평가 면담은 어떻게 해야 할까.

성과평가 전에 구성원을 1:1로 만나 구성원의 얘기를 듣는 것이다. 이때 이미 나온 성과 결과 데이터를 확인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 데이터의 이유를 충분히 듣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구성원은 성과평가에 본인이 참여했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참여한 평가에 대해서는 공정성의 이슈가 적어지고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납득성도 높아진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리더의 질문이다.

먼저 목표를 확인하는 질문부터 하는 것이 좋다. 조직 목표가 무엇이었는지, 그와 연결된 본인의 목표가 무엇이었는지 묻는다. 그러면 조직 목표와 본인 목표의 연결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조직 성과와 연결된 올바른 성과평가를 할 수 있고 다음 목표 수립으로 연결도 쉬워진다. 그런 다음 목표 대비 성과의 결과와 그 이유를 묻는다. 목표 달성 과정에서 잘한 것과 아쉬운 것이 무엇이었는지 들어 보는 것이다.

그리고 본인 성과 외에 조직 성과에 무엇을 기여했는지 물어보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야만 조직 성과에도 관심을 가진다. 이 과정에서 아쉬운 것에 대해 구성원 스스로 말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리더가 아쉬운 것을 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공정성은 주관적이다. 본인의 기대보다 낮은 결과는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아쉬운 것을 직접 이야기하면 기대치가 낮아진다. 그리고 아쉬움이 있어야 다음에 개선할 동기도 생긴다.

마지막으로 성과평가 결과에 대한 구성원의 기대를 묻는다. 기대를 확인하는 것이지 긍정이나 부정을 하는 자리는 아니다. 만약 리더의 기대보다 높다면 구성원이 말한 아쉬운 것에 대해 한 번 더 언급하고 향후 개선 방안에 대해 강조하면 된다. 이처럼 리더의 질문을 통해 구성원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으면 구성원은 평가에 참여했다고 느낀다.

대개 리더의 평가가 끝나면 평가 결과를 조정한다. 엄격하거나 관대한 평가의 편향성을 최소화해 공정성을 높이는 것이다. 이를 위한 강력한 방법이 있다. 평가한 리더가 모두 모여 의견을 나누는 것이다.
솔직하게 평가 결과 알려라이를 흔히 ‘평가 조정 회의(Calibration)’라고 한다. 조직의 규모가 큰 경우는 2차 평가자가 주관하고 1차 평가자들이 모여 자신의 평가 결과에 대해 논의하면 된다.

최고와 최저 평가를 준 이유를 서로 묻고 답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결과 조정이 일어난다. 이 과정에서 리더는 자신의 편향성을 깨닫게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과정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구성원은 공정한 평가가 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성과평가가 마무리되면 그 결과를 구성원에게 알려주게 된다. 어떻게 하면 평가 결과가 공정하다고 받아들이게 만들 수 있을까.

성과평가를 위한 1:1 면담이 구성원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라면 성과평가 결과를 알려주는 것은 리더가 얘기하는 자리다. 이때는 리더의 평가 기준에 따라 평가 결과를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좋다. 리더가 판단한 잘한 것과 아쉬운 것에 대해 분명히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본인 성과 외에 조직 성과에 기여한 부분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제의 성과보다 내일의 성장 관점에서 피드백하는 것이다. 구성원에게 자신의 성장을 위해 강점을 살리고 약점을 보완할 아이디어를 묻는 것이다. 구성원의 이야기를 잘 듣고 리더로서 도와줄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면 된다.

피드백은 리더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과 경청이 핵심이다. 그러면 구성원은 성과평가 결과 그 자체보다는 이후 자신의 성장에 관심을 갖게 된다. 성과평가는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것이다. 구성원이 이에 공감하면 공정성과 납득성은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이때 성과평가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구성원이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리더는 최대한 설득해야 한다. 중간점검, 성과평가 면담, 결과 데이터 등의 근거를 활용하면 된다.

그럼에도 완강하게 버틴다면 냉정하고 단호하게 성과평가는 리더의 권한이라고 말하는 것이 좋다. 만약 “나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2차 평가자는 생각이 다르네”라고 말하는 것은 최악이다.

구성원은 다음 목표수립부터 1차 평가자를 무시할 수도 있다. 성과평가는 미래를 위한 활동이다. 공정하게 성과를 평가하고 그 결과를 받아들이게 만들려면 구성원이 성과평가에 참여하면 된다. 리더는 성과의 결과 데이터보다는 질문을 통해 구성원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구성원의 성장 관점에서 앞으로 무엇을 하면 좋을지 물어보고 도움을 주면 된다. 당신이 리더라면 성과평가를 위한 질문부터 준비해 보자.

김용우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