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지구 기온 1.5℃ 상승할 확률 50%
화석 연료 온실가스 배출 감축 조치 더뎌

화석 연료 연소로 인한 전 세계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이 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국제 공동연구 단체 ‘글로벌 카본 프로젝트(Global Carbon Project)’는 5일 공개한 연례 보고서 ‘글로벌 카본 버짓(Global Carbon Budget)’에서 2023년 화석 연료 연소로 인한 CO2 배출량을 368억 톤으로 예상했다.

이는 2022년보다 1.1% 증가한 사상 최고치다. 화석연료 연소를 통한 CO2 배출은 유럽과 미국을 포함한 일부 지역에선 감소세를 보였다. 연구진은 “화석 연료 사용을 줄이기 위한 전 세계 차원의 조치가 기후 위기를 막을 만큼 아주 신속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화석연료 연소와 더불어 또 다른 CO2 배출원인 토지 이용 변화(삼림 벌채) 배출량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으며 현재 수준의 재식림과 조림(신규 산림)으로 상쇄하기에는 여전히 너무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토지 이용 변화와 화석 연료 연소를 통한 2023년 전 세계 CO2 배출량을 409억 톤으로 전망했다. 이번 연구에는 영국 엑서터대, 영국 이스트 앵글리아대(UEA), 국제기후연구센터(CICEROC), 독일 뮌헨대를 포함한 90개 기관이 참여했다.

연구를 주도한 피에르 프리들링스타인(Pierre Friedlingstein) 엑서터 글로벌 시스템 연구소 교수는 "기후 변화의 영향은 우리 주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화석 연료의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조치는 여전히 고통스러울 만큼 더디기만 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우리는 파리 협정에서 정한 ‘지구 평균 기온 상승 제한 목표 1.5°C’를 넘어서는 게 불가피해 보입니다. UN 기후변화협약 28차 당사국 총회에서 만나는 정상들은 2°C 목표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화석 연료 배출량을 빠르게 감축하기로 합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UEA 환경과학대학 왕립학회 코린 르 케레(Corinne Le Quéré) 연구교수는 "최신 CO2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의 노력은 전 세계 배출량을 순배출제로를 향한 하향 궤도에 올려놓을 만큼 심오하거나 광범위하지는 않다”면서도 “배출량 추세에 나타난 일부 변동은 기후 정책이 효과적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120명 이상의 과학자로 구성된 국제 팀이 작성한 글로벌 카본 버짓 보고서는 완전히 투명한 방식으로 확립된 방법론을 기반으로 매년 동료 검토를 거쳐 업데이트된다. 2023년 판(18번째 연례 보고서)은 지구 시스템 과학 데이터 저널에 게재될 예정이다.

한편, 글로벌 카본 버짓 팀은 현재 배출량 수준이면 약 7년 후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지속적으로 1.5°C를 넘을 확률이 50%라고 추정했다.

이승균 기자 csr@hankyung.com
이승균 기자 cs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