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씨, 운동 중 뇌사상태 빠져···가족 동의로 장기기증

4명 살리고 하늘로 떠난 기증자 문미선 님 가족사진(출처=한국장기조직기증원)
4명 살리고 하늘로 떠난 기증자 문미선 님 가족사진(출처=한국장기조직기증원)
13년 간 짜장면 봉사를 한 문미선 씨가 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렸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11월 3일 순천향대천안병원에서 문미선(43세) 님이 뇌사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천사가 되었다고 밝혔다.

문 씨는 올 10월 25일, 운동 중 정신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되었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에 빠졌다. 문 씨는 가족의 기증 동의를 통해 심장, 간장, 신장(좌, 우)을 기증, 4명의 생명을 살렸다.

문 씨는 어릴 적 장애가 있는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후천성 실명 장애가 있는 어머니의 사랑으로 어려운 시절을 자라왔기에 주위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는 항상 적극적이었고, 남에게 베풀 수 있는 삶을 살고자 노력했다.

가족들은 문 씨가 4년 전 기증희망등록을 통해 다른 누군가를 살리고 싶다는 뜻을 알렸고, 문 씨가 남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았기에 삶의 끝에도 남을 위하는 모습으로 남길 바라는 마음과 생전의 약속을 지켜주고자 하는 마음에 기증을 결심했다.

대구에서 1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문 씨는 어려운 사람을 보면 먼저 다가가 베푸는 친절한 성격이었다. 평소 남편과 함께 사짜모(사랑의 짜장면을 만드는 모임) 봉사팀을 13년 넘게 참여하며, 장애인과 청소년 등 어려운 이웃에게 식사 제공과 여러 활동을 통해 나눔과 봉사를 실천하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었다.

문 씨는 문화센터 헬스트레이너로 일하며, 헬스, 수영, 등산, 마라톤 등 다양한 운동을 즐기는 건강한 사람이었기에 갑작스러운 이별이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는 큰 슬픔이었다고 한다.

문 씨의 남편 김도형 씨는 “14년간 나와 함께 해줘서 너무 행복했고, 고마웠어. 이제 먼저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면서 우리 가족 지켜봐 줘. 진심으로 당신만을 사랑했어”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