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비즈니스는 국내 및 아시아 1위 구매 솔루션 전문 기업 서브원과 매월 각 산업별 이슈를 주제로 국내외 선도 기업들의 구매 동향 및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성공기업의 구매노트'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구매 관리가 원가 절감을 넘어 기업의 미래 경쟁력이 되는 구매의 길잡이 역할을 해드립니다.>
지난 한 해 기업들은 강도 높은 비용 절감에 나섰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로 글로벌 경기 둔화는 물론 금융시장 위축으로 투자도 경색됐다. 전쟁과 미·중 갈등에 다변화된 국제 정세에 재난·기후위기 문제까지 더해져 공급망 교란은 여전하다. 여기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대한 책임은 더욱 강화되었다. 기업들은 구매 관리를 비용 절감 차원이 아닌 다양한 수급 이슈 발생 및 각종 규제에 선제적 대비를 위해서도 전략적 차원으로 접근 중이다.
(1) ESG 생태계가 구매 전문성 강화로 이어지다
기업들은 ESG 전담팀을 마련하고 생산, 유통, 폐기물 처리 등 기업 운영 활동 전반에 ESG 생태계가 형성 중이다. 기업의 구매 활동도 ESG 관점의 지속 가능성 확보를 위한 중심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구매의 역할이 ESG의 선도 조직으로 공급사들의 ESG 전환을 유도하고 지도하는 역할까지 맡게 되면서 구매 담당자의 전문성 강화에 대한 요구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MRO(기업운영자재) 업체 역시 단순 친환경 상품 공급을 넘어 기업의 중장기적 ESG 로드맵을 지원할 수 있는 산업별 특화된 구매 솔루션 체계로 전환하고 있다.
(2) 불확실성 증대로 공급망 관리 안정성 확보에 나서다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벗어나며 글로벌 기업들은 공급망 안정성 확보에 적극 나섰다. 올 한 해 동안 각종 공급망 이슈가 발생하더라도 신속한 대안 마련과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구매 이슈 대응력을 높이는 구매 민첩성을 강화하는 작업들이 발 빠르게 진행되어 왔다. 또한 구매 MRO 전문 업체와 구매 전략적 파트너로 업무 제휴를 맺고 단순 비용 절감을 넘어 글로벌 공급사 다변화와 각종 공급망 이슈 발생 시 선제적 대처에 나서고 있다.
(3) Beyond China
최근 2년 전 중국발 요소수 대란 사태 재발이 우려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중국산 요소수 의존도가 높아진 것은 정부가 다변화 노력에 소홀했다고 보고 있다. 한편으론 중국산이 값은 더 싸고 품질이 더 좋기 때문에 동남아산으로 대체하기가 쉽지는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사실상 구매 활동 전반에서 중국을 온전히 대체하기란 어렵다. 다만 차이나 리스크에 대비한 공급망 다변화 대안책 마련은 지속해야 한다. 업계 선도 기업들은 중국의 전략적 대안처로 부상한 베트남 등 풍부한 글로벌 네트워크와 공급 인프라를 갖춘 MRO 전문 회사를 통해 중국발 이슈는 물론 중국 현지 우수 협력사와 관계 구축에도 도움을 얻고 있다.
(4) 구매 투명성 강화
최근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 메가커피의 구매팀장을 비롯, 전 임직원들이 납품 업체로 부터 수십억대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가 드러나 이슈가 되었다. 이처럼 구매 관련 부서와 담당자들은 항상 비위 문제에 노출되기 쉬운 만큼 기업들은 구매 투명성 강화에 고민이 크다. 이 때문에 MRO 업체를 구매 파트너로 이용하거나 최근 보편화되고 있는 B2B 구매 전문몰이나 산업자재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하는 비중도 지속 높아지고 있다. 이제 기업의 구매 조직은 원가 절감 차원을 넘어 ESG 경영을 포함해 기업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구매 투명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5) 2차전지, R&D 등 구매 솔루션화
글로벌 전기차(EV) 배터리 업계가 요동치는 한 해였다. 전기차 시장은 시장 수요 변화에 따른 탄력적 생산 관리와 기술적 변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다 보니 전기차 및 EV 배터리 공장의 선제적이고 시스템화된 구매 체계 마련의 중요성이 커졌고 관련 MRO 구매 전문 솔루션도 도입되기 시작했다. 배터리 공정 생산성 및 안정성 확보가 중요한 만큼 공장 설립 초기부터 MRO 솔루션 도입으로 각 공정에 필수적인 각종 소모성 자재를 패키지로 공급받을 수 있다. 또한 글로벌 소싱 및 구매 데이터베이스(DB) 통합 관리와 이를 통한 재고 관리 등 원스톱 구매 관리가 가능해졌다.
또한 올해 연구개발(R&D) 시설을 갖춘 기업들의 화두는 화학물질의 안전관리에 관한 이른바 화평법·화관법 대비책 마련이었다. 시약·소모품·장비 데이터베이스(DB)만 수백만 개가 넘고 관리 시스템 자체 구축에 비용 부담도 커서 기업의 고민은 커졌다. 이런 가운데 화학물질 구매·재고·안전관리 서비스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원스톱 솔루션이 업계에 첫선을 보이기도 했다. 제약사와 연구소, 산학협력단에서 먼저 도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R&D 안전관리 및 구매 통합 솔루션은 점차 전 산업에 걸쳐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 자료 = 서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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