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계열사 내부 거래액 275조1000억원, 내부 거래 비중 12.2%
총수 2세 지분 많을수록 거래 비중 커

대기업 내부거래 196조원···SK, 현대차 연간 내부거래 50조 넘어
지난해 10대 대기업의 내부 거래액이 196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40조원 넘게 늘어나 최근 5년간 가장 크게 증가한 수치다. 여기에 총수일가 또는 총수2세 지분이 많을수록 내부 거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1일 '2023년 공시대상기업집단 내부 거래 현황(상품·용역 거래 현황)'을 발표했다. 이번 조사 대상은 올 5월 지정된 82개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2503개 계열사로, 2022년 1월부터 12월까지의 내부 거래 현황을 분석했다.

지난해 82개 공시대상기업집단의 국내계열사 간 내부 거래액은 275조1000억원이며, 내부 거래 비중은 12.2%로 집계됐다.2년 연속 분석 대상 기업집단(74개)을 보면 국내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은 12.3%, 금액은 270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증가했다.

총수 있는 상위 10대 기업의 경우 내부 거래액이 196조4000억원으로 지난해(155조9000억원)보다 40조5000억원(26.0%) 증가했다. 공시대상기업집단의 내부거래 금액(275조1000억원)의 71.4%를 차지하는 수치다.

기업별로는 SK(57조7000억원), 현대자동차(54조7000억원), 삼성(34조9000억원), 포스코(25조5000억원), HD현대(14조2000억원) 순으로 많았다.

홍형주 공정위 기업집단관리과장은 "SK는 유가 상승에 따라 에너지주식회사가 계열회사를 통해 발생한 매출이 증가했다"며 "현대차는 2022년 글로벌 완성차 시장 호조로 인한 수직계열화된 부품 매출이 증가했다"고 전했다.

총수일가 지분율 높으면 내부 거래 비중 커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 거래 비중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총수가 있는 72개 집단을 기준으로 총수2세 지분율이 20% 이상인 계열사의 내부 거래 비중은 11.7%로 20% 미만인 회사(12.0%)보다 5.9%p 높았다.

총수2세 지분율이 100%인 회사인 경우 이 수치가 25.2%에 달했다. 30% 이상과 50% 이상은 각각 19.4%, 25.8%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 공시대상기업집단 국외계열사와의 내부거래액은 477조3000억원이고 비중은 21.2%에 달했다.

국외계열사와의 거래가 국내계열사 간 거래보다 비중(9.0%p)·금액(202조2000억원) 크게 나타났다. 특히 상장사의 내부거래 비중(27.8%)이 비상장사(9.5%)보다 18.3%p 높았다. 상장사 중 총수있는 집단 소속회사의 내부거래 비중(29.9%)은 총수없는 집단 소속회사(10.8%) 보다 19.1%p 높게 나타났다.

홍형주 과장은 "국외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이 큰 집단을 보면 한국타이어나 삼성, 그리고 금액이 큰 경우를 보면 SK, 현대차 이런 집단들"이라며 "해외 거점 판매 법인에 대한 매출이 크고 또 비중이 큰 집단이 국외 계열사 내부거래도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공시대상기업집단 82개의 국내외계열사 전체 내부거래 비중은 33.4%이고 내부거래 금액은 752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