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대한민국 베스트 로펌&로이어' 강석훈 율촌 대표 인터뷰

약력 : 1963년생, 서울대 법대, 사법연수원 19기, 1990년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 판사, 2002년 서울고등법원 판사, 2005년 대법원 재판연구원(부장판사), 2007년 법제처 법령해석심의위원, 2007년 법무법인 율촌, 2019년 법무법인 율촌 대표변호사(현)./이승재 기자
약력 : 1963년생, 서울대 법대, 사법연수원 19기, 1990년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 판사, 2002년 서울고등법원 판사, 2005년 대법원 재판연구원(부장판사), 2007년 법제처 법령해석심의위원, 2007년 법무법인 율촌, 2019년 법무법인 율촌 대표변호사(현)./이승재 기자
법무법인 율촌(이하 율촌)의 힘은 ‘변화’와 ‘성장’에서 나온다.

1997년 6명으로 시작해 2022년 임직원 1090명을 품은 대형 로펌으로 거듭났다. 6대 로펌 중 출발은 가장 늦었지만, 성장 속도는 빨랐다.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3000억원의 벽을 깼고, 올해도 매출 3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율촌은 매년 10% 이상 높은 폭으로 성장하며 ‘빅4’ 로펌 자리를 공고히 했다. 설립부터 지금까지 인수합병(M&A) 없이 오직 율촌만의 힘으로 이룬 성과다.

성장동력은 ‘변화를 읽어내는 눈’이었다. 율촌은 올해만 토큰증권TF, 금융조사대응 TF, 노동조사센터 등을 출범시키며 새로운 시장과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해외 규제대응 업무도 강화했다. 지난해부터 세계 각국의 자국 우선주의가 강화하면서 공급망 재편에 속도가 붙었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칩스법 등 새로운 규제가 한국 기업의 수출 전략을 뒤집을 수 있는 핵심 변수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이에 율촌은 IRA-Chips Act 대응센터를 설립하며 국내 기업의 수출 자문 및 해외 법률 자문을 도왔다.

강석훈 율촌 대표변호사는 “이 모든 성과는 변화의 흐름을 잘 읽고 남들보다 앞서 업무를 개발하고 시장을 개척한 율촌 구성원들 덕분이다”고 말했다. 판사 출신 변호사인 강 대표는 2019년부터 율촌을 이끌고 있다.

올 한 해 로펌업계는 주요 수요자인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악화하면서 M&A 투자나 거래 자문이 줄었다. 대신 조세와 공정거래, 금융규제, 부동산 등 송무나 형사 일감이 늘었다. 율촌 역시 올해 사모펀드의 투자나 거래 자문은 줄었다. 하지만 전략적 투자자(SI)의 M&A 자문은 지난해와 비슷한 성과를 거뒀고, 자문 분야에서는 금융규제나 공정거래 관련 업무가 증가했다. 이외에도 인공지능(AI), 에너지 등 기술 분야에서 다양한 자문 성과를 올렸다.

강 대표는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 ‘폴란드 원전 프로젝트’를 꼽았다. 율촌은 이집트 원전 수주에 이어 폴란드 원전까지 법률 자문을 맡으면서 올해만 에너지 부문에서 대형 자문을 2개나 따냈다. 이를 위해 제안서를 제출한 다른 5개 로펌과 경쟁했다.

그는 "원전사업은 신재생에너지, 수소, 원자력 등 다양한 에너지 분야에 특화된 종합 솔루션을 제공해야 하는 분야"라며 "고도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만큼 이번 수주로 율촌의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를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율촌은 앞으로 투자구조 설계와 계약조건 검토, 계약서 작성, 리스크 점검 등 한수원이 폴란드에 원전을 짓는 과정에서 필요한 여러 법률 이슈에 관해 조언할 예정이다.

올해 율촌의 노동, 중대재해 부문도 크게 성장했다. 중대재해법, 직장 갑질문제,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등 노동시장 이슈가 많았던 만큼 이 분야는 자문뿐 아니라 소송 업무도 증가했다.

조세 부문과 부동산 건설, 송무 분야도 성장세가 가팔랐다. 강 대표는 “특히 송무 분야에서는 괄목할 만한 승소율을 기록해 율촌 역량을 여과 없이 보여준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내년 키워드로는 ‘기업 구조조정’과 ‘해외규제 대응’을 꼽았다.

그는 “고금리 기조와 어려워진 경영환경으로 기업 구조조정과 부실자산 처리 업무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제 막 탄력을 받고 있는 에너지, 방위산업의 해외 진출도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돼 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올해보다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