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감정평가]
감정 평가 잘 받는 법, 내 토지의 형상이 중요하다[박효정의 똑똑한 감정 평가]
극단적으로 말하면 이 세상에 완벽하게 동일한 토지는 없다. 이것을 부동산학에서는 토지의 ‘개별성’이라고 한다. 설령 택지개발지구 내 면적(크기)과 형상(토지모양)이 똑같은 토지가 여러 필지 존재할지라도 주된 도로변으로부터의 깊이(위치)는 각각 상이하다.

물론 개별적인 특성이 유사한 토지 간에는 가격적으로 큰 격차가 없어야 온당하다. 그러나 위치, 도로조건, 규모, 지세 등이 유사한 토지 사이에서 보상액 차이가 발생했다면 ‘형상’에 따른 가치의 우열이 반영됐을 가능성이 크다. 감정평가를 잘 받고 싶은 경우 토지의 형상에 대한 판별방법을 알아두었다가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토지의 형상은 크게 분류하면 정방형과 부정형으로 나눌 수 있다. 정방형은 모양이 네모반듯하게 잘생긴 토지를 생각하면 된다.

정방형에는 정방형, 가로장방형(가장형), 세로장방형(세장형) 그리고 때에 따라서 사다리형까지 포함되기도 한다. 어떤 형상이 있는 토지의 범주에 들어간다. 이때 형상은 인접도로 방향을 기준으로, 도로에 접한 면이 가로가 길면 가장형이고 세로로 길면 세장형으로 판단한다.

부정형은 형태의 정함이 없는 토지다. 대표적으로 삼각형, 역삼각형, 장화 모양의 자루형 토지가 있고 이외에도 일정한 형상이 없는 토지를 통틀어 부정형 토지라고 한다.

토지의 형상이 정형화돼 멋지면 시장에서 더 좋은 가격에 거래되며, 감정평가 시에도 더 높은 효용을 가진 토지로 판단하게 된다.

예를 들어 똑같은 100평의 토지 2필지가 있는데, 둘 다 용도지역이 제2종일반주거지역이고, 건폐율이 60% 적용되며 가정의 편의상 1층만 짓는다고 해보자.

두 필지 다 100평 2개의 필지에 60평 모두를 활용할 수 있다. 근데 한 필지는 정사각형 모양이고 다른 필지는 별 모양이라면 어떻게 건축을 해야 할까.

정방형 토지에는 무리 없이 바닥면적이 60평인 건물을 지어내고 나머지 40평을 다른 용도로 알차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별 모양 토지에는 60평짜리 건물을 짓기가 애매하다. 가운데에 놓으면 나머지 삐죽삐죽 튀어나온 별의 팔다리 부분을 제대로 쓸 수가 없고, 토지 모양에 맞춰 별 모양 건물을 짓자니 건축비도 훨씬 비쌀 뿐 아니라 활용성도 떨어진다.

부정형이 심할수록 토지에 부여된 건폐율을 다 활용하지 못하거나 잔여토지(공지)의 활용이 어려워지게 된다. 부동산학에서는 최유효이용 미달 토지라고 표현하며 이는 자연히 시장가치에 반영된다.

한편 토지 형상에 따른 가치는 이용 상황에 따라 우열의 격차율이 달리 적용된다. 그러나 이용 상황 여하를 불문하고 정방형이 부정형보다는 감정평가 시 유리하게 적용된다.

토지가 동일한 형상이라도 이용 상황에 따라 더 큰 가치를 갖기도 하고 별다른 가치 차이가 나지 않기도 한다.

먼저 상업용 토지의 경우, 도로에 접한 면이 길수록 토지 및 건물이 외부로 노출되는 효과가 크다. 이른바 광고효과, 유인효과, 고객포착률 측면에서 가장형이 세장형보다 유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객을 유인해야 하는 상업용 부동산일수록 가장형 토지가 높은 가치를 갖는다.

그러나 주거용 토지라면 사생활보호 차원, 소음 차원에서 가장형 토지보다는 오히려 정방형이나 건축에 큰 문제가 없는 수준인 사다리형을 선호할 수도 있다. 따라서 반드시 가장형이 다른 형상에 비해 엄청나게 우세하다고 볼 수 없게 된다.

박효정 로안감정평가사사무소·토지보상행정사사무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