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장세 전환 기대해도 될까 [베스트 애널리스트 추천 전략]
국내 기업의 2024년 실적 턴어라운드가 기대되고 있지만 그 강도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 3분기와 4분기 실적 둔화로 내년 컨센서스는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024년 실적 전망이 높아지는 업종을 찾기 어려운 환경이다. 에너지, 철강, 화학 등 경기민감업종과 2차전지(IT가전/화학), 소프트웨어 등 업종 전반으로 하향 조정이 진행 중이다.

2024년 영업이익은 256조원으로 55% 증가가 전망되지만 이는 반도체와 유틸리티 업종의 영향이 크다. 반도체와 유틸리티를 제외한 2024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06조원으로 20%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운송 업종을 제외한 모든 업종의 실적 성장이 기대되지만 그 수준은 낮아질 수 있다.

기업들의 매출액 증가율은 2023년 1.3%에서 2024년 8.4%로 높아질 전망이다. 다만 매출액 서프라이즈 비율 하락(컨센서스 대비 실적치)과 함께 컨센서스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과거 2021년 1분기에서 2022년 3분기까지 매출액 서프라이즈가 7개 분기 연속 지속됐는데, 이 기간 동안 2024년 매출액 컨센서스가 높아졌다. 매출액 컨센서스가 충분히 하향 조정되었을 때 실적 장세로의 전환을 기대할 수 있다.

기업 재고 부담은 매출이 둔화될 때 커진다. 기업들은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재고를 줄이고, 회복될 때에는 재고를 늘리게 된다. 이 과정에서 실적이 변동한다. 그러나 현재 재고자산 수준을 감안하면 실적이 크게 개선되기 어렵다.

재고자산 회전율(매출액/재고자산)은 6.7회로 사상 최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운전자본 부담이 높아져 잉여현금흐름도 둔화 추세가 지속됐다. 향후 재고 축소가 본격화되는 국면에서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내년 상품가격 하향 안정화 및 기업들의 비용 구조 개선으로 영업이익률은 개선될 전망이다. 2023년 4.7%에서 7.8%로 3.1%포인트 개선을 예상한다. 과거 영업이익률 트렌드를 감안했을 때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마찬가지로 매출 및 재고자산 이슈로 하향 조정될 여지가 있다.

2024년 영업이익률 컨센서스는 7.8%다. 이는 적절한 수준으로 추정된다. 과거 영업이익률 고점, 평균 매출원가율을 기준으로 과대 추정 여부를 판단했을 때 현재 컨센서스는 과거 5년 영업이익률 고점 대비 -0.6% 낮은 수준이다.

또한 2023년 2분기 매출원가율은 13년 이후 평균보다 3.1% 높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현재 컨센서스는 적절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실적 장세로의 전환은 당분간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매출 성장 둔화나 재고자산 증가에 따른 현금흐름 악화도 실적 회복을 지연시키는 이유다. 상대적으로 매출액 증가율이 높은 기업이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재고를 빠르게 줄이는 기업들도 선호된다. 내년에는 마진 개선 기업보다는 매출액 증가율이 높은 기업들이 희소하다. 과거 2014년, 2015년, 2018년, 2019년 매출 둔화 국면에서는 매출액 증가율이 높은 기업들이 영업이익 증가율이 높은 기업들보다 성과가 우수했는데, 내년에도 유사한 국면이 전개될 수 있다.

또한 3분기 실적을 저점으로 내년 회복이 기대되지만 이익 모멘텀이 둔화 국면으로, 애널리스트 컨센서스에 대한 신뢰 자체가 높지 않은 국면이기도 하다. 이익모멘텀이 양호한 기업의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업종, 종목들의 컨센서스 분포를 추가로 활용해 투자 대상을 압축하는 전략이 유리하다. 이익 모멘텀이 긍정적인 기업 중에서는 가장 낙관적인 컨센서스가 상향 조정되는 기업이, 이익 모멘텀이 부진한 기업 중에서는 컨센서스 표준편차가 하락해 실적 불확실성이 낮아진 기업이 유리한 시기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
2023 상반기 계량분석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