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 윤세영 회장 컴백, 자금조달 위해 알짜 그룹사도 매각해

태영건설 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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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태영건설 유동성 위기설’이 다시 돌고 있다. 태영건설은 지난 9월 “악성 루머에 강력 대처하겠다”며 소문을 진화하고 나섰지만, 이번에는 ‘워크아웃설’이 확산됐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현재 워크아웃설을 부인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4조5000억원에 달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 주가는 3000원 선이 무너지는 등 급락한 상태다. 전날 태영건설 주가는 전일 대비 11.6% 하락한 2890원에 거래를 마쳤다.

태영그룹은 지주사인 TY홀딩스 주도로 위기진화에 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달 4일에는 윤세영 창업회장이 건설위기 극복을 위해 경영 일선에 복귀하기도 했다. 윤세영 회장은 2019년 아들인 윤석민 회장에게 경영권을 물려준 바 있다.

태영그룹은 “건설업계 전체가 PF 우발채무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 속에서 태영건설의 사회적 책무를 완수하기 위해 윤 회장이 경영 일선 복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알짜 그룹사들도 동원되고 있다. TY홀딩스는 이달 1일 물류 계열사인 태영인더스트리를 2400억원에 매각했다. 매각 자금은 태영건설 유동성 확보에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TY홀딩스는 SBS미디어넷 지분 70%를 담보로 자금 760억원을 차입하기도 했다. 이에 ‘SBS 매각설’이 돌며 SBS 주가는 3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5일 SBS 주가는 전일 대비 6.32% 오른 2만9450원에 마감됐다.

이에 대해 태영건설 관계자는 “안정성이 높은 관급공사와 구미 민간공원 특례사업에 의한 아파트 분양 등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은 순조로운 편”이라면서 “전체 PF 4조5000억원 중 2조원은 금융권이 안정적으로 보는 부채인데 사실이 아닌 루머가 시장에 돌며 오히려 경영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3일에는 광주광역시 소재 중소건설사인 해광건설이 만기가 도래한 어음을 막지 못해 부도처리됐다. 건설업계에선 이 같은 위기가 시장 전반으로 번지며 ‘줄도산’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달 10일 기준 2023년 건설업폐업 건수는 528건으로 지난해 316건 대비 67% 늘었다.

한국신용평가는 “재무구조 및 자본시장 접근성이 취약한 중견 이하 건설사에 유동성 부담 큰 수준”이라면서 “(이들 건설사는) 지방 주택사업장, 상업용 부동산(오피스텔, 물류센터) 비중이 높아 향후 공사대금 미회수 또는 PF우발채무 현실화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분석했다.


민보름 기자 br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