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 부문 올해의 CEO
[2023 올해의 CEO]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고객가치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구 회장은 12월 20일 국내외 LG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2024년 신년사를 담은 디지털 영상을 이메일로 보냈다.신년사에서 “지난 5년간 고객가치 혁신을 위해 노력하며 높아진 역량만큼 고객의 눈높이도 높아졌고, 모든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 고객경험 혁신을 이야기하며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최고의 고객경험 혁신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차별적 고객가치에 대한 몰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내외 경제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 속 생존을 넘어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화두로 ‘차별적 고객가치’를 제시한 것이다.
이에 LG는 철저히 미래 고객의 관점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신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하며 미래 준비에 나서고 있다. LG는 고객가치를 혁신하고 새로운 고객경험을 전하기 위한 미래 성장동력으로 ‘A·B·C(AI·바이오·클린테크)’ 분야를 적극 육성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LG는 AI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기술을 확보하고 대규모 R&D 추진을 위해 5년간 3조6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LG AI연구원’을 중심으로 초거대 AI ‘엑사원(EXAONE)’과 AI 관련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초거대 AI를 통해 계열사의 난제 해결을 돕는다. 이종 산업 분야와의 협업 또한 늘려 AI 리더십을 조기에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LG AI연구원은 올해 7월 ‘엑사원 2.0’을 선보이며 국내 생성형 AI 분야를 선도하는 LG의 AI 기술을 선보였다. LG AI연구원은 LG 계열사 및 국내외 파트너사들과 협업해 실제 산업 현장에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혁신신약 개발을 위해 5년간 1조5000억원 이상의 투자를 단행한다. LG화학은 혁신신약 연구와 더불어 신약 파이프라인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M&A를 포함한 다양한 전략을 검토하고 첨단 바이오 기술 확보에도 집중한다.
그 일환으로 LG화학은 올 1월 미국 FDA 승인 신장암 치료제를 보유한 아베오 파마슈티컬스를 인수하기도 했다. 국내 기업이 FDA 승인 신약을 보유한 회사를 인수한 첫 사례다.
구 회장은 지난 8월 미국 보스턴의 글로벌 이노베이션센터를 방문해 항암 신약과 세포치료제 등의 혁신 신약 개발 전략을 점검하고, 아베오 인수 이후의 사업경쟁력 강화 현황도 세심하게 살폈다.
구 회장은 “그룹의 성장사를 돌이켜보면 LG는 늘 10년, 20년을 미리 준비해 새로운 산업을 주도해 왔다”며 “LG의 바이오 사업이 지금은 비록 작은 씨앗이지만 꺾임 없이 노력하고 도전해 나간다면 LG를 대표하는 미래 거목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LG그룹은 바이오 소재, 신재생에너지 산업소재, 폐배터리 재활용, 전기차 충전 등 클린테크 분야에 5년간 1조8000억원을 투자한다. 대표적으로 LG화학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친환경 소재, 전지 소재, 글로벌 신약 3대 성장동력을 중심으로 전환해 2030년까지 이들 사업의 매출 비중을 2022년 21%(6.6조원)에서 2030년 57%(40조원)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재생에너지 활용 등 클린테크 분야의 역량 강화를 위해 사내 독립기업을 설립하고, 관련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 회장이 취임 후 5년 동안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와 함께 LG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 발굴과 육성에도 공을 들여왔다. 2018년 3M 출신의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영입을 시작으로 LG AI연구원 이홍락 CSAI(Chief Scientist of AI), LG에너지솔루션 변경석 AI/DX센터 전무 등을 영입했다.
변화와 혁신, 미래 준비를 통한 안정적인 성장세는 기업가치 상승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LG그룹의 시가총액은 취임 당시 88조1000억원에서 12월 19일 기준 189조7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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