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 그리고 혁신[김홍유의 산업의 窓]
현재 우리의 삶은 과거 역사에서 보듯이 늘 변화와 혁신을 바탕으로 진화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시도하였다. 3000년의 농경 생활에서 산업혁명으로 인해 산업화 시대의 300년, 그리고 컴퓨터의 등장을 통한 정보화시대 30년을 거쳐 지금은 데이터 중심(AI) 사회에 진입해 있다. 이처럼 세계가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다. 과거 100년의 변화가 수년으로, 그리고 이제는 더 짧은 기간으로 단축되고 있다. 앞으로의 변화는 더 가속화될 것이고 지식과 기술의 평균수명 주기도 더 짧아질 것이다.

과거 산업사회에서는 공장을 중심으로 누가 더 빨리 더 많은 양의 제품을 생산하느냐가 경쟁의 요체였지만, 정보화 사회에서는 누가 인터넷상의 많은 정보와 자료를 활용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것인가가 기업의 주요 관심사였다. 그러나 작금의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 환경 속에서 기업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가장 중요하게 대두되는 화두는 ‘창조와 혁신’으로 요약할 수 있다. 모든 사회현상이 그렇듯 기업도 한순간 정체하지 않고 변화하고 있다.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는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의 말처럼 ‘만물 유전(流轉)’의 다이너미즘(dynamism)이 바로 이 시대 기업 환경의 구조적 본질이다.

기업도, 인생도 이 다이너미즘의 구조적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면 기업을 포함한 어떤 조직도 도태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은 명확하다. 바야흐로 정보화·글로벌화를 넘어 후기 정보화시대를 준비할 때가 됐고 지금 기업에 가장 요구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은 창조 경영이다.

그러면 창조는 무엇이며 창조성의 원리는 있는 것인가. 우선 창조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자. ‘처음으로 만들거나 혹은 과거에 존재한 것이지만 이를 새롭게 하여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렇다면 역사 속에서 창조적인 사람이 누가 있었을까? 발명왕 에디슨이 있다. 그는 “창의적인 발명은 99%의 노력이고 1%의 영감으로 만들어진다”고 했고 실제로 전구를 발명할 때 전구 속의 밝은 빛을 내는 물질을 발견하기 위해 자기 머리카락을 뽑아 실험해 보는 등 수천 번의 실험을 통해 필라멘트라는 물질을 발견했다.

역사적으로 창조는 수천, 수만 가지의 속성과 얼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창조성에 대한 한 가지 오해를 없애야겠다. 창조성은 이상하고 괴팍한 행동이나 사고 속에서 나온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착각에 불과하다. 창조 경영은 창의력(creativity)이란 라틴어에서 창조한다(to create)와 충족한다(to full)의 합성어로 만들어진 개념이다. 고객을 만족시킴으로써 기업과 사회를 충만하게 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창조 경영의 선행조건은 과거의 사고와 성공의 틀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과거 최상의 경영 기법이 더 이상 최상이 될 수 없고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지식만이 창조의 생명체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산업사회에서 기업은 건물과 공장에 핵심 역량을 두었고, 정보화 사회에서 기업은 정보와 지식을 활용해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야 했지만, 후기 정보화 사회에서는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기업만이 생존하고 번영할 수 있다는 ‘환경선택론’이 지배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아메바 같은 생명체를 상상해 보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창조성의 원리를 간략하게 정리해 보면, 항상 호기심과 관찰력을 가지고 왜 그런지 스스로 끝없이 반문하면서 첫째, 연관성을 발견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이를 이연연산 작용이라고 한다). 둘째,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다양한 각도에서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셋째, 상식과 과거 전통적 믿음을 뛰어넘는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모든 열정을 다 바치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홍유 경희대 교수, 한국방위산업협회 정책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