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애널리스트 추천 전략]
증시 주도주로 떠오르고 있는 조선주, 그중 대장주로 꼽히는 HD현대중공업. 사진=한국경제 DB
증시 주도주로 떠오르고 있는 조선주, 그중 대장주로 꼽히는 HD현대중공업. 사진=한국경제 DB
해양플랜트 빅배스로 시작된 2014년부터의 연속 적자(2017~2018년 한화오션의 일회성 이익 제외) 이후 10년 만에 한국 조선산업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최근 고가 수주물량 건조가 늘면서 한국 조선사들은 수주잔고를 확보해둔 2026년까지 3년 동안은 실적이 더 좋아질 예정이다. 거제도와 울산에 ‘강아지가 오만원짜리는 아니어도 1만원짜리는 물고 다닌다’는 우스갯소리가 다시 들려 올 터다.

다만 현재 예상하고 있는 이익 턴어라운드가 완만해질 가능성도 있다. 조선업 인력부족에 따른 인도 지연과 지체배상금, 그리고 인건비 상승이다. 원자재 상승은 다행히 주춤 섰지만, 인력난에 따른 직접 채용, 협력사 단가가 계속 오르고 있다. 신조선가를 많이 올려 받아둔 잔고이지만 수주 시점에 기대했던 만큼의 수익성을 확인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도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신조선가가 2021년 말 대비 40~60%나 올랐다. 기울기의 문제이지 턴어라운드는 시작됐다.

2024년에는 탱커 시장이 회복할 차례다. 2023년부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톤마일 효과로 탱커 발주는 10년래 최고로 강했지만, 여전히 잔고 및 선대 비율은 5%대에 불과하다. 미래 탱커 선박 인도는 별로 없다. 반면 러시아 원유를 대체해야 하는 유럽의 항로가 길어진 수요로 탱커 해운 시장은 장밋빛이다.

중국과 동북아 경제의 반등 기대감도 유효하다. 탱커 선사들은 높아진 운임을 누리며 이익을 쌓고 있어 발주 체력이 충만하다. 이중선체 규제 때문에 발주된 탱커들이 인도된 시점이 주로 2008~2011년이고 이들이 선령 15년 이상이 되어 2부 리그로 강등되는 시점이 2023~2026년이다. 탱커 교체 발주가 2023년에 LNG선과 컨테이너선의 감소를 메울 것으로 보인다.

2023년에 막 시작된 탱커 발주를 중국 조선사들이 대다수 수주하고 있다. 평소보다 더 싸게 한국 조선사들이 제시하는 신조선가보다 13~15% 낮게 부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조선업의 백로그도 한국처럼 3년 이상 채워져 있어 굳이 저가 수주할 상황이 아니어서 그 배경이 의아스럽다.

이는 첫째,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엔진(Dual Fuel) 탱커 건조 경험을 쌓기 위한 포석일 수도 있고 둘째, 원가 경쟁력이 더 개선되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지금 탱커 신조 시장에서의 이 경쟁 상황이 곧 한국 조선업이 준비해야 하는 두 가지 꼭지다.

첫째, 2023년에 막 시작된 현존선 이산화탄소 규제 등에 따라 배기가스를 줄이는 친환경선이 미래 수주 경쟁에서 가장 중하다. 이미 세계 최초로 LNG D/F, 메탄올 D/F를 건조하고 시장을 선점하고 있지만 다음에 다가올 기술변화를 또 주도하고 표준을 제시해야 한다.

둘째, 조선업 인력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 외국인 노동자와 해외 블록 공장을 통해 대응하고 있지만 구조적인 산업의 노령화, 인력 부족은 계속될 것 같다.

현대베트남조선과 같은 모범적인 해외생산거점 확보, 스마트 팩토리를 통한 생산성 개선 등으로 대비해야만 한다. 그러나 정공법으로 안전한 작업장, 좋은 처우로 우수한 인력들을 채용해갈 수 있는 구조였으면 한다.

잔뜩 숙제를 안고 있지만 조선 산업은 3년 동안 실적과 주가가 좋을 것이다. 이는 숙제를 잘해 낼 수 있는 버팀목이 될 것이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애널리스트
2023 상반기 조선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