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의 차남인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왼쪽)과 장남인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한국앤컴퍼니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의 차남인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왼쪽)과 장남인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한국앤컴퍼니
한국앤컴퍼니 경영권을 둘러싼 '형제의 난'이 차남 조현범 회장 측의 승리로 끝났다. 이 과정에서 아버지 조양래 명예회장과 친척회사 효성그룹 등이 차남인 조 회장을 지지하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장남 조현식 고문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MBK)와 손잡고 공개매수에 나섰지만 목표치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을 내면서 경영권 공격에 실패했다. 하지만 조 명예회장의 지분 획득 과정에 대한 수사를 금융 당국에 요청하는 등 법정 공방 여지를 남겼다.

MBK는 공개매수는 기준일까지 지분 8.83%에 해당하는 838만8317주가 응모했다고 공시했다. MBK는 공개매수 시작 열흘 만에 단가를 2만원에서 2만4000원으로 올리는 강수를 뒀으나 아버지인 조양래 명예회장과 ‘백기사’ 효성첨단소재가 경영권을 방어하는 조 회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판도가 기울었다. 특히 조 회장 측 우호 지분이 50%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영권 분쟁의 승세가 한쪽으로 기울자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MBK는 사실상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 청약 마감일이던 22일 “유의미한 청약이 들어왔으나 목표치에는 이르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MBK는 20.35∼27.32% 지분 확보를 목표로 공개매수 공고를 낼 당시 목표치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한 주도 매입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분 싸움은 끝났지만 법적다툼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MBK는 조 명예회장이 차남 조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지원하기 위해 이달 들어 4.41%의 지분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시세조종이나 ‘주식 대량 보유 보고 의무’를 위반했다며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요청한 상태다.

한국앤컴퍼니측 역시 경영권을 방어하는 데 성공했지만, 앞서 공개매수 과정에서 일어난 선행매매 의혹 등에 대해 정식 조사를 요청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앤컴퍼니는 “이번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 발표 이전에 벌어진 선행매매 의혹에 대해 금융당국에 정식으로 조사를 요청해 앞으로 유사한 혼란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