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서영의 명품이야기
로에베③
이웃집 토토로를 인타르시아 기법으로 표현(사진①) 
사진;로에베 코리아
이웃집 토토로를 인타르시아 기법으로 표현(사진①) 사진;로에베 코리아
파울라 이비자 컬렉션 바스켓 백(사진②)
사진;로에베 코리아
파울라 이비자 컬렉션 바스켓 백(사진②) 사진;로에베 코리아
인타르시아 기법은 나무나 도자기 등 상감 장식 패널을 새길 때 가장 많이 활용되는 전문 공예 기법이다. 상감이란 무늬를 넣는 방법을 말하는데, 상감기법은 나타내고자 하는 문양이나 글자를 파낸 뒤 그 파인 홈에 장식하는 기법의 일종이다.

로에베의 인타르시아 기법은 특수 레이저로 가죽을 자르고 각 조각을 모자이크처럼 손으로 하나하나 붙이는 정밀한 다단계 공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가방이나 가죽의류 상품에 정교한 디자인을 표현할 때 사용되고 있다. 로에베의 마스터 장인들은 전통 기법과 새로운 기술을 조합해 형태와 소재 사이의 관계를 끊임없이 재평가하며 오랫동안 아름다움이 유지될 수 있는 제품들을 개발하고 있다. 일본 에니메이션 하우스인 스튜디오 지브리(Ghibli)와 협업에서는 만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이웃집 토토로’의 캐릭터를 인타르시아 기법을 이용해 가죽 가방을 만들었다(사진①).
1846년 설립 가죽공예 학교, 최고 장인 노하우 계승
 장인들의 바구니 직조기술과 로에베의 협업(사진③)
사진;로에베 코리아
장인들의 바구니 직조기술과 로에베의 협업(사진③) 사진;로에베 코리아
스페인 마드리드에 위치한 로에베 가죽공예 학교는 고급 가죽 제작 및 공예 기술을 교육하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최고 장인들의 노하우가 여러 세대에 계승되도록 하고 있다. 1846년 설립 이래 하우스를 이끌어온 혁신에 대한 견고한 신념을 이어가는 이 학교는 로에베 비즈니스 중추에 대한 핵심적인 투자라고 할 수 있다.

직육면체의 디자인 퍼즐 백부터 다양한 기능을 갖춘 해먹 백에 이르기까지 로에베의 백에는 오랜 역사를 지닌 가죽 전문 기술이 담겨 있다. 장인 공방으로 그 첫걸음을 시작한 이래 로에베 하우스는 가죽의 미적, 소재적, 기능적 가능성을 끊임없이 탐구해 오고 있다.

2017년 론칭된 파울라 이비자는 스페인 이비자 섬의 전설적인 부티크 파울라스(paula’s)와 협업하여 매년 선보이는 컬렉션으로 해변의 무드가 느껴지는 보헤미안 룩과 파울라스의 경쾌한 아카이브 프린트가 조우한 컬렉션이다. 이비자 섬의 구시가지에 자리를 잡고 1972년부터 2000년까지 그 여정을 펼쳐온 이 부티크는 작지만 반향을 불러일으킨 사회적, 문화적, 스타일적 혁명의 중심지였다.

고유의 독특한 분위기와 인테리어, 때때로 열리는 화려한 쇼, 그리고 무엇보다도 주위의 자연과 섬이 뿜어내는 자유로운 정신을 담아낸 핸드메이드 프린트로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이제 로에베의 남성·여성 연례 캡슐 컬렉션으로 자리 잡은 파울라 이비자는 유기적 감각의 텍스처와 밝은 컬러감으로 힘을 뺀 듯 느긋한 서머 레저 웨어와 액세서리를 전개하고 있다(사진②).

2020년 5월 네 번째 파울라 이비자 컬렉션을 출시하면서 로에베는 아동과 청소년 권리 보호를 위해 활동하는 스페인 사회단체 연합 플라타포르마 데 인판시아와 컬래버레이션을 시작했다. 초기 기부금 50만 유로에 더해 2020년 8월까지 파울라 이비자 컬렉션에서 판매된 모든 제품에 대하여 상품당 40유로씩 기부했다.

컬렉션은 콜롬비아의 코포라시온 오피시오이 아르테와 에콰도르의 ‘프로젝트 샤묵’의 여성 장인들이 직조한 바스켓 백을 선보인다. 이 단체들은 장인들의 재정적 자립과 문화유산 보존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장인들의 전통 바구니 직조 기술은 스페인 아틀리에에서 로에베의 가죽 제작 노하우와 만나 타임리스하면서도 독특한 백으로 탄생한다(사진③).

2021년 봄여름 시즌 론칭된 더 서플러스 프로젝트는 이전 컬렉션에서 사용하고 남은 고급 가죽으로 탄생한 우븐 바스켓 백 시리즈다(사진④). 이 시리즈는 로에베의 시즌 컬렉션에서 환경을 고려한 프로세스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음을 강조하며 귀중한 자원으로 아름다운 제품을 제작하는 동시에 순환성을 높이고 폐기물은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한 디자인이다.

로에베는 모든 컬렉션에 걸쳐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고품질 소재를 사용하며 모두 환경을 고려해 조달 및 생산한다. 원산지 추적성 농가를 위한 공정한 조건, 동물 복지, 생물 다양성 보호와 같은 요소들이 로에베가 원재료를 찾고 소싱하는 방식이다. 로에베가 사용하는 가죽은 레더 워킹 그룹 인증을 받은 공장에서 생산된다.
원단, 지속 가능성 인증받은 면 사용
남은 가죽으로 탄생한 우븐 바스켓 백 서플러스 프로젝트(사진④)
사진;로에베 코리아
남은 가죽으로 탄생한 우븐 바스켓 백 서플러스 프로젝트(사진④) 사진;로에베 코리아
 남은 가죽으로 탄생한 우븐 바스켓 백 제작 방법(사진⑤)
사진;로에베 코리아
남은 가죽으로 탄생한 우븐 바스켓 백 제작 방법(사진⑤) 사진;로에베 코리아
원단은 지속 가능성 인증을 받은 면을 사용하며,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지속 가능성 인증 울, 실크 비스코스 등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소재를 더 많이 컬렉션에서 사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3년부터 재사용이 가능한 쇼핑백과 박스는 지속 가능성 인증 삼림을 관리하는 국제삼림관리협의회에서 소싱된 종이로 생산되었고, 대부분의 박스는 접을 수 있어 운송 시 공간이 최적화되고 배출량이 절감된다.

2020년에는 옷걸이 더스트 백, 슈트 커버 백 등 운송 포장재를 재사용하는 순환 모델을 도입하여 2톤 이상의 폐기물 발생을 예방했다. 또한 2021년 말까지 운송 체인에서 일회용 플라스틱을 모두 없앴다고 한다.

보다 지속 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한 로에베의 여정은 2019년 고성능의 기능성 아웃도어 웨어와 액세서리로 구성된 첫 번째 아이 로에베 네이처 컬렉션을 론칭하며 더욱 가속화되었다. 컬렉션은 지속 가능성에 대한 더욱 폭넓은 접근을 위한 집중 실험실이자 기준점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순환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지속 가능성 향상을 위해 기존 소재와 의류를 재사용 및 재활용하고 있다. 2019년부터 로에베는 판매되는 아이 로에베 네이처 제품당 15유로를 환경 관련 단체에 기부하여 스페인의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을 지원하고 있다.

자료 제공:로에베 코리아
사진 제공:로에베 코리아

류서영 여주대 패션산업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