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미래 역점 사업 통한 ‘교룡득수’ 추구
이혼 소송 및 재무부담은 과제
“용이 물을 만나 힘차게 날아오른다”는 의미의 교룡득수는 위기 속에서도 우리 경제가 새로운 기회를 찾고 여러 위기를 극복하고 날아오르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하는 최 회장의 기대를 잘 표현하고 있다.
최 회장은 스스로 ‘모자 3개(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위원회 민간위원장)’를 썼다고 했을 만큼 역동적인 한 해를 보냈다.
특히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SK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전면 가동하고, 6월에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엑스포 개최 후보국 4차 프레젠테이션에는 ‘목발 투혼’까지 보여줬다. 테니스를 치다가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는 부상에도 목발을 짚은 채 참석했기 때문이다.
2023년 SK그룹 회장 취임 25주년을 맞은 최 회장은 SK그룹의 재계 순위를 5위에서 2위로 끌어올리는 등 그룹의 양적 성장은 물론 질적 확장을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그린에너지,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미래 역점 사업을 강조하며 토털 솔루션을 계획하고 있다. 꾸밈 없고 인간적인 SNS 계정 ‘papatonybear’
2021년 인스타그램을 통해 대중과 소통에 나선 최 회장은 가족 간 대화 내용을 공유해 화제가 된 바가 있다. 2021년 국내 4대 그룹 총수 중 처음으로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해 대중과 소통을 시작한 최 회장 인스타그램의 특징은 ‘papatonybear(아빠토니곰)’이라는 계정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꾸미지 않은 친근함이다.
필자도 본 칼럼을 위해 팔로잉을 한 후 지난 게시물들을 하나씩 보면서 그동안 몰랐던 최 회장의 또 다른 이미지를 발견했다. 최 회장의 정서와 결이 고스란히 담긴 계정으로 가끔 오자도 발견되고 졸린 눈의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사진도 있는 가공되지 않은 계정이었기 때문이다.
SNS 계정 오픈은 사회적 소통을 강화해 나간다는 최 회장의 의지로 해석되는 가운데 최 회장을 이미지 브랜딩 차원에서 A(Appearance, 외모), B(Behavior, 태도), C(Communication, 의사소통)를 토대로 분석하고자 한다.
Appearance
ESG를 실천하는 리더의 이미지 포지셔닝
시간·장소·상황에 따라 슈트 차림과 비즈니스 캐주얼을 적절히 활용하되 넥타이를 맬 때는 SK 레드와 SK 오렌지 또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염두에 둔 색상을 주로 선택하고 슈트는 감청색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세계가전전시회(CES) 2023’에서는 남청색 투버튼 재킷과 네이비 셔츠를 코디하고 브라운 슬랙스와 브라운 슈즈로 톤온톤 스타일링을 자연스럽게 연출했다. 2022년 11월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면담 시에는 셔츠 칼라 사이가 다소 넓은 하프 와이드스프레드 셔츠에 어울리는 하프 윈저 노트 넥타이 매듭으로 균형감을 살렸다.
하지만 타운홀 미팅이나 직원들과 소통하는 등 비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자연스러운 비즈니스 캐주얼 복장을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2018년 비즈니스 캐주얼 착용을 통해 그룹 혁신을 도모하고 2019년 신입사원들과의 행복토크 무대에서 컬러풀한 스트라이프 양말 착용을 한 바 있다.
재킷 없이 데님셔츠만 입은 프로필 사진을 비롯해서 SNS에 업로드한 사진들을 통해 친근함이 강화되고 있다. 인스타그램 프로필 사진도 화이트 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모습으로 편안한 사진을 선택했고 시그니처 스타일은 재킷에 솔리드 셔츠 그리고 면바지에 스니커즈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시계는 심박 측정기로 걸음 수 및 칼라리 소모량이 표시되는 피트니스 트래커를 착용했다. 그룹 총수의 스타일은 그룹의 경영철학을 반영하는 메시지다. 최 회장의 패션을 통한 이미지 포지셔닝은 기후변화를 포함한 ESG를 실천하는 리더의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된다. Behavior
친근하고 환경 친화적인 일상…사회적 가치 리더 이미지 강화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비행기 이코노미석도 마다하지 않고 지구 둘레 약 18바퀴를 이동했던 최 회장의 광폭 행보 못지않게 SNS상에서의 일화도 화제였다.
최 회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치실을 사용하는데 실을 좀 많이 길게 뽑아서 썼더니 막내가 옆에서 보다가 ‘아빠 재벌이야?’ 황당하다는 듯 물었다”며 칫솔과 치실 사진을 함께 업로드했다. 이 귀여운 질문에 대한 최 회장의 대답이 인상적이었다.
“응? 어? 음...아니...아껴 쓸게” 한 네티즌의 “SNS를 직접 하는지, 마케팅 혹은 전략실에서 위임받아 관리하는 건지 궁금하다”는 질문에 “당연히 제 건 제가 한다”고 소신을 밝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친환경 재질의 치실과 대나무 칫솔 등의 사진과 언급된 에피소드를 통해 최 회장의 환경 친화적인 일상을 보여줬다.
2014년 ‘새로운 모색, 사회적기업’이라는 저서를 통해 사회적 가치 창출을 향한 관심을 출발점으로 2022년에 SK그룹이 창출해낸 사회적 가치가 약 20조5000억원 규모라고 알려지면서 최 회장의 사회적 가치 리더의 이미지가 강화됐다고 분석된다. Communication
여유 있는 영어 실력과 트렌드 반영한 유연한 유머감각
최 회장은 2022년 7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화상 회의에서 SK의 220억 달러(약 28조9000억원)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을 영어로 프레젠테이션 했고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토니 생큐”를 외치며 친근감을 드러낸 바 있다.
최 회장은 평소 MZ세대를 포함한 구성원들의 생각을 제대로 이해해야 대중과의 소통도 더 잘할 수 있다는 뜻을 강조해왔다. 한 예로 “회장님도 라면 먹고 자면 얼굴 빵빵해지나요?”라는 팔로어의 질문에 최 회장은 “안 먹고 자도 빵빵하다”는 답글을 쓰며 ‘댓글 맛집’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2023년 최 회장은 AI 기술을 활용해 1990년대 미국에서 유행한 하이틴 스타들의 이미지를 합성한 사진들을 업로드했다. 최 회장은 “대유행이라는 AI 생성 90년대 학생 앨범이다. 저는 90년대에 이미 30대였어서 그런지 많이 삭았다. 오늘 이 자리에서 저와 닮았다고 소환되실 무고한 분들께 미리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유머 감각을 탑재한 유연한 이미지를 강화했다고 분석된다.
최 회장의 ESG 경영 철학에는 “국가를 강하게 만드는 것이 기업인의 책무”라는 신념을 내보이며 최근 배터리·바이오·반도체 분야에 124조원을 더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위기 때마다 공격적 인수합병, 투자로 성장했듯이 지금의 경제위기도 과감한 승부수로 극복하겠다는 분위기다.
스캔들 및 1조원대의 이혼 소송을 비롯해 대규모 투자 때문에 커지는 재무 부담에 대한 우려 등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지금까지 공격경영으로 위기를 돌파해온 최 회장의 이미지 브랜딩이 2024년에는 어떻게 변화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영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명지대 교육대학원 이미지코칭 전공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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