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장범준, 암표 기승 부리자 공연 취소 ‘초강수’
성시경·윤하 등도 암표와의 전쟁
3월부터 공연법 개정안 시행
암표상 처벌 강화

가수 장범준.  사진=연합뉴스
가수 장범준. 사진=연합뉴스
가수 장범준이 ‘암표’ 문제로 인해 공연 표 예매를 전체 취소한다고 밝히면서 기승을 부리는 암표상들에 대한 논란이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장범준은 지난 1일 오후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 공지를 통해 “암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 일단 공연 티켓 예매를 전부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지했다.

그는 “추후에 좀 더 공평하고 좋은 방법을 찾아서 다시 공지하도록 하겠다. 죄송하다”며 이미 예매를 한 팬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장범준은 당초 오는 3일부터 오는 2월 1일까지 매주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에 'ㅈㅂㅈ평일소공연'이라는 이름의 공연을 개최할 계획이었다. 공연은 총 10회차로, 장범준이 공연할 장소는 회차 당 50명의 관객이 입장할 수 있는 곳이다.

문제는 암표상들로 인해 불거졌다.

장범준이 예매 취소 공지를 하기 전까지 온라인 중고 거래 커뮤니티 등에는 장범준의 공연 암표를 판매한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정상 티켓 가격의 세 배 가까운 가격을 요구하는 판매자도 있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이 암표상이 올린 글을 보면 정상 가격이 5만5000원인 해당 공연 표 두 장을 판매하면서 ‘티켓값 제외 30만 원’이라고 공지하기도 했다. 정상 판매가대로라면 표 두 장에 11만원이므로 세 배 가깝게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것이다.

이같은 암표상으로 인해 문제가 일어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코로나19 종식되면서 암표 ‘극성’

가수의 공연을 직접, 좋은 자리에서 보고 싶어하는 팬들의 마음을 이용한 암표상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 이에 가수가 직접 나서서 암표 문제 해결 방안을 찾아 나서는 경우도 있지만, 쉽사리 근절되지 않고 있다.

요즘 최고의 주가를 올리는 임영웅의 전국투어는 매회 매진 사례를 기록 인 상황인데 치솟는 인기만큼 암표도 우후죽순 등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가수 성시경도 지난달 지난해 12월29∼31일 연말 공연을 전석 매진시키면서 암표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성시경은 부정 거래로 의심되는 예매 건에 대해서는 소명 요구를 거쳐 취소시키는 한편, 1인 1매 기준 현장 판매도 진행하기도 했다.

가수 윤하 역시 다음 달 데뷔 20주년 기념 콘서트를 앞두고 예매처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불법적인 경로를 통해 구매한 티켓은 취소 및 환불이 절대 불가능하며 사전 통보 없이 무효 처리되거나 법적인 조치가 있을 수 있다”고 알리기도 했다.

실제로 암표 관련 신고는 코로나19 이후 대형 공연 등이 늘어남에 따라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0년 359건에 그쳤던 공연 암표 신고는 2021년 785건, 지난해에는 4244건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암표 신고는 늘어나고 있지만 현재로선 마땅한 처벌이 어려운 실정이다. 아티스트나 소속사 등에서 나서 암표 제보를 받거나, 적발될 경우 대응을 예고하는 것이 전부다.

다만 오는 3월부터는 적발된 암표상들에 대한 처벌이 강화된다. 이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지난해 발의한 ‘공연법 개정안’이 시행되는 것.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티켓을 ‘싹쓸이’한 뒤 이를 높은 가격에 되파는 암표상들이 들끓자, 정부에서도 규제에 나선 것이다.

공연법 개정안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사재기한 공연 입장권 및 관람권의 부정 판매를 제안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를 위반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