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최악의 수익률 기록
1년 만에 수익금 100조원 돌파하며 반등 성공
국내외 증시 훈풍 영향

서울 중구 국민연금공단 종로중구지사 고객상담실에서 시민들이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국민연금공단 종로중구지사 고객상담실에서 시민들이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0조원.’

국민연금이 지난해에 기금 운용으로 벌어들인 수익금이다. 재작년 글로벌 금융시장 약세 속에 최악의 연간 수익률을 기록한 국민연금은 지난해엔 사상 최고 수익률을 실현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5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연금 기금은 공단 내 기금운용본부가 설립된 후 역대 다섯째의 연간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다. 아울러 역대 최고인 12% 이상의 수익률을 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간 수익금도 처음 100조원을 돌파했다. 이로써 국민연금의 전체 적립 기금 규모는 1000조원을 넘어섰다.

지금까지 국민연금 기금이 두 자릿수 연간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2009년(10.39%), 2010년(10.37%), 2019년(11.31%), 2021년(10.77%) 등이다. 올해 전망은 예측 어려워정확한 작년 국민연금 수익률은 3월 최종 집계를 마치고 난 뒤 공개된다.

국민연금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것은 지난해 국내외 증시 훈풍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Fed)의 긴축 기조 완화와 견조한 기업 실적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등으로 글로벌 증시가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해 11월부터 연말까지는 Fed가 올해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글로벌 증시가 급반등했다. 한때 들쭉날쭉하던 국민연금의 수익률이 크게 높아졌다.

지난해 들어 9월까지 국민연금의 수익금은 80조3830억원, 기금 적립금은 984조1610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증시가 급등해 9월 말 2465.07에 거래를 마쳤던 코스피는 연말에 2655.28로 한 해를 마감해 4분기에만 200포인트에 육박하는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해 미국 증시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13.7% 오르고, 나스닥지수는 43.4% 급등하는 호조세를 이골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 수익금은 지난해 전체로 100조원을 넘어서고, 기금 적립금도 1000조원을 돌파하게 됐다.

이에 앞서 국민연금은 2022년 글로벌 금융시장 약세 속에 1988년 국민연금 제도가 도입된 후 역대 최악인 연간 -8.22%의 운용 수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이 때문에 2022년 연말 기준 적립금은 890조5000억원으로 900조 아래로 내려가면서, 2022년 한 해 동안 79조6000억원의 평가손실을 봤다.

국민연금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지난 2008년 -0.18%로 사상 처음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약 10년 만인 지난 2018년 미·중 무역분쟁과 통화 긴축 등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약세 속에 수익률이 다시 마이너스(-0.92%)로 떨어졌다.

지난해 최고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올해 어떤 성적을 낼 지는 미지수다. 불확실한 증시 상황 등을 지켜봐야 해 쉽게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