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억 횡령하고 돈 다 썼다 주장한 건보공단 팀장 '구속'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46억원을 횡령한 뒤 해외로 도피했던 직원 최모씨가 구속됐다. 19일 강원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최씨를 구속했다.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고 영장을 발부했다.

최씨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관리팀장으로 재직하며 총 46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2022년 4월 27일부터 7차례에 걸쳐 17개 요양기관의 압류진료비 지급보류액 46억 여원을 본인 계좌로 송금해 횡령한 뒤 해외로 도피했다. 횡령한 자금은 가상화폐로 환전해 범죄 수익을 은닉한 것으로 드러났다.

건보공단은 2022년 9월 최씨를 경찰에 고발하고, 민사소송으로 계좌 압류·추심 등을 진행해 지난해 횡령액 46억원 중 약 7억2000만원을 회수했다.

경찰은 최씨가 필리핀으로 도피한 사실을 파악하고 인터폴 적색수배서를 발행했다.

또 강원청 반부패수사대와 코리안데스크(외국 한인 사건 전담 경찰부서), 경기남부청 인터폴팀으로 구성된 추적팀을 편성해 1년 4개월간 최씨의 뒤를 쫓은 끝에 지난 9일 마닐라 고급 리조트에서 최씨를 검거했다.

검거 당시 최씨는 빼돌린 돈의 행방에 대해서는 침묵하면서 "회사와 국민에게 죄송하다"며 "(횡령한)돈을 다 썼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범죄수익금에 대한 수사를 이어 나갈 방침이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