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임직원에 ‘임금 반납 동의서’ 공지
블라인드에 한전 직원 인증한 글쓴이들 비판 일색
“한전이 아닌 ‘한국반납공사’라 불러 달라”

임직원에 삥 뜯어 퇴직위로금 마련하는 한전?···그럼에도 올해 557명 채용 [강홍민의 끝까지 간다]
‘200조원 부채’에 시달리는 한국전력공사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임금 반납 동의서’를 받아 내부 임직원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22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는 한국전력공사 직원이라고 밝힌 글쓴이 ㄱ씨는 “한전은 망했다. 앞으로 한전이 아닌 ‘한국반납공사’라고 불러 달라. 희망퇴직금을 직원 돈 십시일반 해서 만드는 회사”라는 게시글을 작성했다. ㄱ씨가 올린 사진에는 온라인을 통해 ‘임금 반납 동의서’를 접수하는 화면을 게재됐다.

‘동의서 작성하기’ 버튼 위에는 “희망퇴직 위로금 재원 마련 및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향후 지급받을 급여 일부에 대한 반납 동의를 진행하고자 한다”는 설명이 적혀 있었다.
블라인드 갈무리.
블라인드 갈무리.
또 다른 글쓴이 ㄴ씨는 “지금 상태에서 재정 건전화에 도움 안되는데, 총인건비 줄이겠다고 희망퇴직 시켜야하는데 위로금이 없어 그 돈을 직원들한테 삥 뜯으면서 신입사원은 또 뽑는 게 아이러니”라고 말했다.

‘임금 반납 동의서’ 게시글에 노조의 역할을 묻는 댓글에는 “(사인을) 안 하면 반납 동의기간 연장한다고 노조에서 메시지를 뿌렸다”고도 주장했다.

이 게시글 댓글에는 “한전은 안전하다. 거짓정보에 속지 마시고 (한전)주식사라”며 비꼬는 글이 달리기도 했다.

한전에 따르면 임금반납 동의서는 22일부터 26일까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는다. 이번 임금반납 동의서는 희망퇴직을 위한 재원이 부족한데 정부로부터 재원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한편, 재정 악화에도 한전은 올 한해 신입사원 557명을 채용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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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