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9년 만에 내놓은 신제품
3일 만에 약 18만대 판매
초기 판매 전망치 크게 웃돌며 시총 1위 탈환

“500만원 넘는데도 잘 팔리네”...비전프로, 애플 ‘신무기’ 될까?
애플의 신제품 ‘비전 프로’가 2월 2일 공식 출시를 앞둔 가운데 1월 19일(현지 시간)부터 사전 판매에 돌입했다. 비전 프로는 애플이 9년 만에 내놓는 신제품이다. 출발은 나쁘지 않다. 초반 사전 판매량이 예상을 뛰어넘는 호조를 보이며 마이크로소프트(MS)에 빼앗겼던 시가총액 1위 자리도 탈환했다.

애플은 1월 19일 오전 5시(미 서부 기준)부터 미국에서 온라인을 통한 비전 프로 사전 판매를 개시했다. 애플 전문 분석가 대만의 궈밍치 TF증권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사전 판매 시작 후 사흘이 지난 22일(현지 시간) 비전 프로의 판매량은 16만∼18만 대로 추정된다. 당초 궈밍치가 예상했던 비전 프로의 초기 판매 예상치인 6만∼8만 대를 2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비전 프로의 사전 주문량이 많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현재 뉴욕증시에서 애플은 다시 MS를 제치고 뉴욕증시에서 시총 1위를 되찾았다. 애플은 지난 1월 12일 MS에 시총 1위를 빼앗기며 자존심을 구겼다.

초기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비전 프로의 올해 판매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을지 여부에도 이목이 쏠린다.
“500만원 넘는데도 잘 팔리네”...비전프로, 애플 ‘신무기’ 될까?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비전 프로의 올해 출하량을 50만∼60만 대 수준으로 전망했다. UBS의 데이비드 보그트 애널리스트도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그는 비전 프로의 올해 출고량을 약 40만 대로 예상했다. 그는 “예상이 현실화할 경우 비전 프로의 2024년 매출은 약 14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다만 판매 호조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초기 수요는 신제품을 남들보다 빨리 사용해보려는 ‘얼리 어답터’와 ‘애플 마니아’들에게 집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전 프로가 이들을 넘어 일반인들에게까지 선택받을지에 대해선 의문부호가 따라 붙는다. 가장 큰 이유로는 비싼 가격이 꼽힌다. 비전 프로의 판매가격은 256GB(기가바이트) 저장용량 기준 3499달러(약 467만원)다. 512GB와 1TB(테라바이트)는 각각 3699달러와 3899달러로 조금 더 비싸다.

제품 케이스(199달러)와 배터리(199달러), 매직 키보드(99달러) 등 부가적인 제품까지 더하면 4000달러가 넘는다.

인기 애플리케이션(앱)이 지원되지 않는 것도 판매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비전 프로에서는 유튜브·넷플릭스·페이스북·스포티파이 등 인기 앱이 지원되지 않는다. 해당 기업들은 비전 프로용 앱을 출시할 계획도 갖고 있지 않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