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식물성 제품으로 MZ 공략하는 유통가
환경·건강 등 자신이 중시하는 가치로 소비를 결정하는 ‘컨셔슈머(Conscious + Consumer)’가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면서 비건, 식물성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비건·식물성’ 제품은 동물성 원료를 대체하는 동시에 건강 면에서도 이점을 갖고 있고 환경과 생태계 보호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에 2030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2023년 영국 옥스포드 대학의 연구에 의하면 비건 식단은 하루 100g 이상의 육류 섭취보다 온실가스 배출량, 수질 오염, 토지 사용량을 약 75%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이런 트렌드에 맞춰 일반식품부터 건강기능식품까지 기존의 동물성 제품들을 대체할 식물성 원료를 메인으로 한 비건·식물성 제품들을 새로 선보이고 있다.

오메가3는 일반적으로 해양에서 포획한 어류에서 추출하며, 상업적 어업으로 잡힌 어류의 1/3이 매년 오메가3의 원료가 되는 어유(魚油)를 얻기 위해 포획된다. 세계자연보호기금(WWF)에 의하면 이런 과도한 어업과 함께 지구 온난화, 환경 오염 등으로 인해 1970년에 비해 현재 해양생물의 개체 수가 절반으로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어족 자원과 해양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오메가3 역시 기존 어류 대신 미세 조류 등 식물성 원료를 활용한 제품이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다.

고려은단은 ‘식물성 퓨어 알티지 오메가3’를 기존 어류 추출 동물성 오메가3에서 미세조류 추출 식물성 오메가3 원료로 리뉴얼했다. 무균 배양한 미세조류에서 추출한 식물성 오메가3로 해양 생태계에 영향을 끼치지 않으며 중금속과 해양 오염으로부터 안전하다. 비건 인증을 받은 원료에 캡슐까지 식물성으로 구성했다.

귀리를 가공한 ‘오트음료’는 우유와 풍미 면에서 차이가 적으면서 생산 과정에서 같은 질량의 우유 대비 탄소 배출을 70%, 물과 토지 사용을 90% 감소시킬 수 있는 대표적인 친환경 우유 대체품이다.

매일유업의 100% 비건 오트 브랜드 ‘어메이징 오트’는 오트음료에 폴 바셋의 콜드브루 원액과 벨기에 생 초콜릿을 각각 믹스한 신제품 ‘어메이징 오트 커피’와 ‘어메이징 오트 초콜릿’을 출시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식물성단백질 기반 대체식품 시장 규모는 2017년부터 연평균 15.7% 성장해 2026년에는 2억1600만달러(약 28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식물성 원료만을 활용해 고기의 맛과 질감을 내는 대체육·대안육 역시 비건 시장 수요를 잡기 위한 식물성 제품으로 MZ세대의 각광을 받고 있다. 지난 6월 신세계푸드가 주관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20~30대 67.8%가 대안육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그 이유로는 환경 보호(71%), 동물 복지(57.7%) 등을 언급했다.

신세계푸드는 고기 본연의 맛과 식감을 살린 대안육 브랜드 ‘베러미트’를 운영하고 있다. 기존 동물성 햄의 풍미와 맛을 구현한 햄과 소시지 제품을 출시했으며, 이를 활용한 ‘베러미트 피자빵’을 선보여 시장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와 함께 대안육 관련해 식사 및 강연 프로그램 ‘베러미팅(Better Meeting)’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며 사회적 가치에 공감하는 브랜드와의 협업 역시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자신의 소비에 사회에 대한 의식을 반영하는 ‘컨셔슈머’가 증가하면서 이들의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한 전략은 이제 필수가 되었다”며 “환경과 건강, 동물권을 함께 지킬 수 있는 비건·식물성 제품은 앞으로도 기존 동물성 제품들을 대신해 꾸준히 개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