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의 금융 중심지 루자쭈이에 있는 동방명주탑 아래를 사람들이 걷고 있다. 사진=한경DB
중국 상하이의 금융 중심지 루자쭈이에 있는 동방명주탑 아래를 사람들이 걷고 있다. 사진=한경DB
중국 당국이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서 자금난을 겪고 있는 부동산 기업을 위한 대책을 내놨다. 부동산 기업이 보유한 수익성이 좋은 영업용 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고, 그 돈으로 종전의 부채를 상환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25일 신경보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과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은 이러한 내용골자로 한 ‘경영성(영업용) 부동산 대출의 효과적인 관리에 대한 통지’를 발표하며 대출금의 사용처를 확대한다고 전했다.

경영성 부동산 대출은 부동산 업체가 소유한 상업용 건물, 호텔, 상가 중 수익성이 좋은 영업용 부동산을 담보로 은행이 그 업체에 돈을 빌려주는 것이다. 그간 이 대출로 빌린 돈은 부동산이나 관련 영역에 대한 투자에만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중국 당국이 발표한 통지에 따르면 이제 앞서 건설이나 취득을 위해 일으킨 다른 대출금을 상환하는데 쓰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부동산 개발 업체 중 경영 상태가 우수하고, 소유한 영업용 부동산에서 원만한 현금 흐름이 예상되는 곳을 대상으로 ‘빚내서 빚 갚기’를 허용해 침체에 빠진 부동산 업계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취지다.

경영성 부동산 대출의 대출 기한은 일반적으로 10년~15년 이내로 보통 3년 이내인 개발 대출보다 훨씬 길다. 또 “현금 흐름이 좋은 부동산은 이율도 낮을 것”이라고 리위자 광둥성 도시계획원 주택정책연구센터 수석연구원은 설명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부동산은 중국 GDP의 약 20%를 차지할 만큼 지난 40년간 중국 경기 부양을 이끌어온 주역이다. 그러나 중국 당국의 각종 규제와 코로나19의 여파로 초대형 부동산 업체들이 채무불이행에 빠지며 위기에 몰리고 있다. 올해 들어 중국 정부는 부동산 경기 부양을 위해 경영성 부동산 대출을 포함한 다양한 유동성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다.

임나영 인턴기자 ny92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