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고위급 간부 30억원대 자산가 여럿, ‘박봉’은 옛말?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26일 지난해 10월 신분이 변동한 고위 공직자의 보유 재산을 관보를 통해 공개한 가운데, 경찰 고위급 간부 중 30억원 대 자산가가 다수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재산 공개는 지난해 10월 2일부터 11월 1일까지 신분 변동자를 집계한 결과로 신규 8명, 승진 15명, 퇴직 29명을 포함해 총 55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신고액이 가장 많은 현직자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었고(169억9854만원)이었고 115억1210만원을 신고한 김혁 서울시립대 부총장이 뒤를 이은 가운데, 37억1947만원을 신고한 임병숙 전북경찰청장이 3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임 청장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소재 다세대 주택 6억9900만원, 증권 3억516만원에 채무 8500만원, 예금을 28억원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금 28억30만원 중 본인 명의 예금이 17억7088만원, 모친 소유 예금이 10억2941만원에 달했다.

임 청장뿐만 아니라 경찰 고위 간부 가운데 30억원대 자산가가 여럿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해 3월 11억9343만원 상당의 재산을 신고한 윤희근 경찰청장의 3배에 가까운 수치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김봉식 수사국장은 총 30억1429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그의 재산은 토지 4809만원, 건물 13억7100만원, 자동차 5550만원, 예금 15억 3009만원, 증권 2억5151만원, 채무 2억4190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김 국장은 2010년식 프라이드와 2007년식 소나타를 소유한 반면 배우자와 장녀는 모두 동일한 배기량의 2021년식 제네시스 GV70을 소유했다.

경찰청 오문교 대변인은 총 30억1065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토지 1억2714만원, 건물 12억 9785만원, 자동차 및 기기 6억7300만원, 예금 16억4348만원, 증권 2억9543만원, 채권 2억5000만원, 채무 6억7056만원 등이다.

경찰청 황창선 기획조정관은 총 34억122만원을 신고했다. 황 기획조정관이 밝힌 17억5397만원 상당의 건물 가운데 배우자 소유 건물이 3채였고 부모 명의 건물이 각각 1채씩 총 5채였지만 본인 명의는 없었다. 총 15억4975만원의 예금 중 본인 명의 예금은 3억7684만원이었고 나머지는 배우자, 부모, 자녀의 예금이었다. 증권 역시 본인 명의 보다 가족 명의 보유량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한편 서울특별시경찰청 배대희 수사차장은 총 1억2385만원을 신고해 이번 공개된 경찰 고위 간부 중 가장 재산 규모가 작았다. 이밖에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이승협 안보수사국장(14억6486만원) ▲경찰청 박현수 치안정보국장(9억2788만원) ▲울산광역시경찰청 오부명 청장 (17억5805만원) ▲세종특별자치시경찰청 한형우 청장(4억7763만원) 등 총 9명의 경찰 고위간부가 이번 재산 신고 대상이 됐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