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이 마련한 시위 트럭이 서울 여의도 일대를 돌고 있다. 사진=블라인드
5일 오전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이 마련한 시위 트럭이 서울 여의도 일대를 돌고 있다. 사진=블라인드
LG에너지솔루션의 성과급을 둘러싸고 노사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일부 직원은 사측에 성과급 제도 개선 등을 요구하며 트럭 시위에 나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직원 1700여명이 익명 모금을 통해 서울 여의도에서 3.5톤 트럭 및 스피커를 이용한 1인 시위를 진행 중이다.

익명 모금을 통해 1002만원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는 이날부터 다음 타운홀 미팅 예정일인 3월 4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이 기간 트럭은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LG에너지솔루션 본사가 있는 파크원을 중심으로 여의도 일대를 순회한다.

트럭 전광판에는 "경영목표 명확하게, 성과보상 공정하게, 직원들을 사랑하면, 1등 LG 문제없다", "경영진께 권위의식을 내려놓으시고 소통을 통한 신뢰 회복과 정량적 성과 보상으로 회사와 직원의 공동 성장을 요구합니다" 등의 문구가 나오고 있다.
5일 오전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이 마련한 시위 트럭이 서울 여의도 일대를 돌고 있다. 사진=블라인드
5일 오전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이 마련한 시위 트럭이 서울 여의도 일대를 돌고 있다. 사진=블라인드
LG에너지솔루션은 2023년 영업이익 2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썼지만, 회사 측은 영업이익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변동성이 커 성과 산정에 포함될 수 없다고 공지하며 전년 대비 절반 수준 성과급을 지급했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의 성과급은 지난해 평균 870%(기본급 대비)에서 올해 평균 362%로 대폭 줄었다.

직원들 사이에서 성과급 논란이 일자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지난 2일 직원 대상 타운홀 미팅에서 성과급 개선안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날 김 사장은 “현행 성과급 산정 방식과 관련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직원들의 의견에 공감하며, 많은 고민을 통해 1분기 내 합리적인 개선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직원들은 IRA 포함 재무제표상 이익을 바탕으로 성과급 산정, 목표 달성치가 아닌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이익금의 일정 규모를 성과급 재원으로 설정하는 '프로핏 셰어링' 방식 도입 등을 요구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트럭 시위와 관련해 "구성원 의견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성과에 걸맞은 대우를 통해 최고의 회사를 만들어 가고자 한다"며 "개선을 약속한 성과급 기준 등 동일한 내용을 익명 트럭 집회로 다시 요구하는 것에 깊은 유감과 안타까움을 표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