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속임수' 경영
-부품 결함도 잇따라
1월 30일 토요타자동직기가 디젤 엔진 3종의 성능을 조작한 사실이 탄로 났다. 전자제어장치인 ECU를 조작해 성능테스트에서 차량 출력을 일시적으로 높게 만들었다. 고성능으로 광고해 소비자를 속인 것이다. 해당 디젤 엔진을 탑재한 10개 차종의 출하는 중단됐다. 랜드크루저, 렉서스LX500, 하이에이스, 그란 에이스 등이다.
토요타의 성능 조작은 이번뿐이 아니다. 2017년 자회사인 스바루는 연비와 배출가스 데이터를 조작해 적발됐다. 이후 일본 정부가 조사한 결과 도요타가 약 5% 지분을 보유한 스즈키, 마쓰다도 연비를 조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3월 자회사 히노차가 연비 및 배출가스 시험 결과를 6년간 조작해온 사실이 내부고발로 밝혀졌다. 성능테스트 도중 정화 장치를 새로 바꿔 끼우고, 측정 장치를 조작했다. 이 엔진이 탑재된 차량은 11만 3469 대였다. 논란이 불거지자 히노차 회장은 직접 사과했다.
지난해 말 자회사 다이하츠가 25개 항목에서 34년간 174개 데이터를 조작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충돌 테스트, 배기가스, 연비 등에 관련해 모델 64개와 엔진 3종에 부정행위를 저질렀다. 모델 한 대당 평균 2~3개의 속임수가 탑재된 것이다.
다이하츠의 대규모 조작은 내부고발로 세상에 알려졌다. 작년 4월 다이하츠가 경차 8만8000대 경차에 대한 측면 충돌 테스트 결과를 속였다는 폭로가 나왔다. 조사 결과 테스트에 사용하는 부품과 실제 판매하는 부품이 다르고, 운전석 충돌 테스트 결과를 조수석 테스트 결과로 보고했다. 에어백 충돌 검사 결과도 눈속임이었다. 센서 개발이 늦어지자, 타이머를 설치해 충돌 타이밍에 맞춰 에어백을 터지게끔 설계해 검사를 통과했다.
이에 다이하츠공업 사장이 “자사 차량을 타고 다니면서 문제가 되는 사례가 없었다”라고 말하며 논란은 더욱 불거졌다. 다이하츠는 일본 경차 시장 30%를 점유하고 있고, 전 세계로 차량 170대를 수출한다고 알려졌다.
'품질경영'은 어디로...잇따르는 부품 결함 문제
토요타는 ‘결함’ 문제도 끊이지 않고 있다. 작년 12월 에어백 센서 관련 문제로 토요타는 판매된 차량 112만대를 리콜했다. 토요타의 아발로, 캠리, 라브(RAV)4 모델과 렉서스의 ES250, ES300H, ES350 모델 2020~2022년식이 대상이다. 위 모델은 승객구분시스템에 결함이 있었다. 체구가 작은 사람이 타면 에어백이 전개되지 않을 가능성이 컸다.
노면에서 차체에 전해지는 충격을 덜어주는 장치인 ‘로어암’에도 결함이 발견됐다. 31일 NHK는 도요타자동차가 부품 내구성 문제로 79만329대를 리콜한다고 보도했다. 대상 차종은 야리스,아쿠아, 시엔타였다. 문제가 된 장치는 제설제가 닿으면 부식해 균열이 생기고, 심한 경우 부서질 우려도 있었다. 위 문제로 신고만 20건에 달했다. 앞서 토요타는 동일 부품 문제로 작년 6월 3개 차종 59만 대를 리콜했던 바 있다.
‘품질 경영’의 대명사 토요타가 무너졌다는 반응이다. 품질 조작·저하 원인으로 ‘목표지향주의’와 ‘상명하복 문화’가 꼽힌다. 내부고발에 의하면 직원들은 시간과 인력이 부족해도 자동차 양산 기간을 엄수하라는 지시를 무조건 따라야 했다.
토요타 자동차는 신뢰 회복을 위해 품질 강화에 나선다. 이에 전 세계 판매량 2023년 1123만 대 기준 10%가량 줄일 계획이다. 올해 일본 내 완성차 공장 가동 시간을 30분 단축한다. 시간적 여유를 갖고 품질을 높이려는 의도다. 또 인기 차종을 가동률이 낮은 다른 공장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윤소희 인턴기자 ysh@hankyung.com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