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0만원대 비전 프로, 미국 이외 지역에서 1200만원대에 재판매

애플의 비전 프로. 사진=AFP·연합뉴스
애플의 비전 프로. 사진=AFP·연합뉴스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애플의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가 2∼3배 가격으로 재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0일(현지 시간)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광고 플랫폼 검트리(Gumtree)에는 비전 프로를 7500파운드, 9400달러(1251만원)에 판매한다는 광고가 올라왔다.

페이스북 마켓플레이스에는 5000파운드(841만원)에 판매한다는 광고가 게재됐다. 이는 비전 프로의 공식 가격인 3500달러(466만원)의 약 2∼3배에 해당한다.

애플은 지난 2일부터 미국에서 비전 프로의 공식 판매를 시작했다. 유럽과 아시아 등 다른 지역의 출시일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애플은 영국, 캐나다, 중국 등 판매 국가를 순차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경우 아이폰의 2~3차 출시국에 해당하는 만큼 연내 출시 가능성이 크지 않다.

이에 따라 미국 이외 지역에서 비전 프로를 구할 수 없는 만큼 일부 구매자가 웃돈을 얹어 다른 지역에 재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비전 프로의 기본 사양인 256GB 모델의 경우 공식 판매가는 3500달러(약 467만원)다. 일본의 유명 마켓플레이스인 메루카리에는 최근 비전 프로가 80만엔(약 5400달러·719만원)에 팔렸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중국의 오픈마켓인 타오바오에서는 3만6000위안(약 5000달러·667만원)에, 싱가포르에서는 8500싱가포르달러(약 6300달러·840만원)에 올라왔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직원들과 함께 2월 2일 출시된 비전프로 헤드셋을 구입하기 위해 미국 뉴욕 5번가의 애플스토어를 방문한 고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직원들과 함께 2월 2일 출시된 비전프로 헤드셋을 구입하기 위해 미국 뉴욕 5번가의 애플스토어를 방문한 고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비전 프로는 애플이 2월 2일 공식 출시한 혼합현실(MR) 헤드셋으로, 2014년 출시된 애플워치 이후 10년 만에 내놓은 야심작으로 주목 받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아이폰이 모바일 컴퓨팅 시대를 연 것처럼 ‘비전 프로는 공간 컴퓨팅 시대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애플은 비전 프로의 복잡한 디자인으로 인한 제조 문제로 당초 생산 목표량을 100만대에서 40만대 이하로 감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비싼 부품이자 비전 프로의 눈이 되는 두 개의 마이크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의 경우 내·외부 디스플레이가 별도로 제작되는데, 초고해상도를 유지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제조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기술 컨설팅 업체 D/D어드바이저 설립자인 제이 골드버그는 "비전 프로는 어떤 것보다도 가장 복잡한 기기"라며 "애플은 비전 프로의 많은 기술을 확장하는데 시간이 걸리며 판매 첫 해에 많은 돈을 벌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비전 프로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애플의 생체인식 시스템인 '페이스 ID'가 담긴 아이폰·아이패드 등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리 둘레와 시력 측정도 필요하다.

비전 프로는 공식 출시에 앞서 1월 19일부터 12일간 이뤄진 사전 예약 구매에서 20만대 이상이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애플 분석 전문가 궈밍치 TF인터내셔널증권 애널리스트는 비전 프로의 올해 출하량이 약 50만대 수준이라고 추산했고,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는 2024년 기술산업 전망 분석을 통해 비전 프로가 예상 이상의 수요로 인해 출시 이후 약 1년 여간 장기 품절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