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평판, 워라밸 모두 챙기는 '일잘러'의 뇌 사용법[서평]
직장으로 간 뇌과학자
:최상의 효율로 최대의 결과를 만드는 10가지 두뇌 법칙
존 메디나 지음 | 김미정 역 | 프런티어 | 1만9000원
인간의 두뇌는 어떻게 작동하는 걸까. 뇌과학계의 세계적 권위자 존 메디나 박사는 우리가 하는, 혹은 하지 않기로 한 모든 행동은 뇌의 ‘경제적 선택’이라 말한다. 그는 이러한 뇌의 기능을 인류의 진화사와 연관해 설명하는데, 인류가 건조해진 기후의 변화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수렵채집인’의 삶이 인류의 거의 모든 것, 그리고 뇌의 작동 방식을 바꾸어 놓았고 그 영향이 아직까지 유효하다는 것이다.

물리적으로 약한 인간들은 포식자와 맞서 싸우고 사냥의 효율성을 위해 협력을 해야 했고, 생존과 식량의 변화를 감지하기 위해 시각적 변화에 민감하게 되었으며, 먹을 것을 구할 확률이 높은 초록색 환경에서 마음이 편안해지고, 적이 다가오는 것을 볼 수 있음과 동시에 몸을 숨길 수 있는 공간을 선호하게 됐다.

하지만 현대의 인류는 초록 초원 대신 회색 빌딩 속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사냥과 채집을 위한 활과 바구니 대신 컴퓨터와 핸드폰을 이용해 생계를 해결하게 됐다. 21세기에 작동하면서도 여전히 옛날 세렝게티의 초원에 있다고 생각하는 우리 뇌를 생존 경쟁만큼이나 치열한 직장 생활에서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까.

저자는 전 세계의 수많은 연구 결과와 심리 실험 결과 등을 집대성하여 뇌과학 이론과 비즈니스 환경을 접목시킨 뇌 사용법을 제시한다. 이 책에서 그는 ‘팀’, ‘홈오피스’, ‘사무실’, ‘창의력’, ‘리더십’, ‘권력’, ‘프레젠테이션’, ‘갈등과 편견’, ‘일과 삶의 균형’, ‘변화’ 등 직장 생활 키워드 10가지를 뽑아 특정 환경과 상황에서 뇌가 어떤 식으로 반응하고 작동하는지 분석하고 10가지의 뇌 작동 원리를 제시한다.

1. 혼자보다 팀이 더 생산적이다.
2. 환경이 변화해도 원칙이 있다면 적응할 수 있다.
3. 뇌는 자연 속에서 발달했고 여전히 그곳에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4. 실패라는 선택지가 생기는 순간 새로운 길이 열린다.
5. 높은 공감력과 약간의 강경함이 존경을 만든다.
6. 힘이 세질수록 공감력은 떨어진다.
7. 상대를 사로잡는 것은 최초의 10분에 좌우된다.
8. 글은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꾼다.
9. ‘업무용’ 뇌와 ‘가정용’ 뇌는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10. 결심과 인내만으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흔히 개방형 사무실이 칸막이 사무실보다 협업과 업무 효율에 효과적일 것이라고 예측하곤 한다. 하지만 쉬거나 재빨리 숨을 수 있는 동시에 포식 동물과 먹이를 감시할 수 있는 조망을 제공하는 공간을 선호하게끔 진화한 뇌에 개방형 사무실은 균형이 깨진 설계다. 따라서 현대인들은 뇌가 집중할 수 있도록 넓은 책상에서도 서류를 쌓아 다른 사람의 시선을 피할 수 있는 자기만의 공간을 만든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업무환경에서 중요한 것은 공유와 개방의 균형이라는 점이다.

인간 두뇌의 세계는 아직도 미스터리하고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지만 인지 신경과학의 측면에서 자세히 들여다본다면 뇌가 에너지를 쓰는 기본 법칙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두뇌 작동의 10가지 원리와 해답은 현대인들의 삶과 직장 생활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 우리가 팀을 이루어 협력하는 이유, 상사의 호통이 업무 효율에 아무 효과도 없는 이유, 승진할수록 공감 능력이 더 떨어지는 이유, 새로운 습관을 만드는 것은 왜 어려운지, 집에서 하는 줌 미팅이 왜 회사 사무실에서의 대면 회의보다 더 피곤하게 느껴지는지 등.

직장 생활의 배후에 있는 인지 신경과학을 탐구하고 뇌의 기능을 최대한으로 끌어 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21세기에 작동하면서도 여전히 옛날 세렝게티 초원에 있다고 생각하는 우리 뇌 사용법을 익힌다면 우리는 좀 더 영리하고 효율적으로 일하는 법을 알게 될 것이다.

윤혜림 한경BP 출판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