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통자이 센트럴파크 투시도.사진=한경DB
영통자이 센트럴파크 투시도.사진=한경DB
최근 아파트 이름 작명에 외래어, 외국어를 사용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다. 한국경제신문 보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단지 세 곳 중 하나는 이름이 10글자를 넘는다. 아파트 이름을 ‘지역+ 건설사 이름+브랜드 이름+별칭’구성으로 짓는 탓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아파트 이름인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빛가람 대방 엘리움 로얄카운티 1차' 아파트를 예시로 들면 ‘광주전남공동혁신신도시 빛가람’이 지역 이름이고 ‘대방’이 건설사, ‘엘리움’이 아파트 브랜드, ‘로얄 카운티’가 별칭이다.

특히 ‘별칭’에 해당하는 부분이 점점 길어지는데다 외국어로 이루어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통 단지 주변 특색을 반영하는데 전국적으로 유사해 개성이 없다는 반응도 많다. 이러한 특징을 정리한 글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퍼져 많은 사람의 공감을 사기도 했다. 예를 들어 아파트 단지 근처에 아무것도 없으면 ‘더 퍼스트’, ‘더 프라임’이 붙는다. 만약 산이나 공원이 있으면 ‘파크’, ‘포레’를 붙이고, 바다가 있으면 ‘마리나’, ‘오션뷰’가 따라붙는다는 것이다.

아파트 단지 내 시설에서도 외국어, 외래어는 쉽게 눈에 띈다. 부산의 모 아파트 단지 내 관리사무소는 ‘Management office’, 경로당은 ‘Senior club’, 도서관은 ‘library’로 표기돼있다.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은 시설 이용에 불편을 겪는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보통 아파트 이름은 건설사와 주민들이 자유롭게 짓는다. 집값과 직결되는 아파트 단지명을 외국어·외래어를 섞어서 지으면 고급화, 차별화가 가능하다는 인식이 퍼져 아파트 이름이 점차 길고 복잡해지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서울시는 최근 ‘아파트 이름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외국어 사용을 자제하고, 한글 이름을 발굴해 사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무분별한 별칭 사용을 줄여 10자 내외 글자를 준수하도록 할 방침이다.

한편 외래어 작명이 법정동 명칭까지 번져 논란을 빚기도 했다. 지난 7일 부산 강서구 3개 동에 걸쳐있는 신도시 에코델타시티의 새로운 법정동 이름이 ‘에코델타동’으로 선정된 것이다. 외래어를 법정동 명칭에 사용하는 것이 최초인데다 지역의 특색, 역사도 살리지 못한 작명이라는 점에서 반대 의견도 팽배했다.

임나영 인턴기자 ny92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