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현지시간) 어도비 주가는 이날 하루에만 -7.41%, 2월 둘째 주에만 약 12% 하락하며 주중 나스닥 주요 종목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채 거래를 마감했다.
어도비의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은 전날 오픈AI가 공개한 영상편집툴 ‘소라(Sora)’ 발표에 있었다. 소라는 하늘·허공을 뜻하는 일본어(空·そら)에서 따온 이름이다.
오픈AI는 소라를 통해 검색하듯 문자 입력을 기반으로 현실 세계와 분간하기 어려운 최대 1분 이내의 영상 샘플을 전날 전격 공개했다. 일전 문자 입력을 기반으로 이미지를 제작한 것에서 더 나아가 여러 캐릭터의 유형과 동작을 넣어 최대 1분 길이의 동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서비스다. 여러 캐릭터, 특정 유형의 모션, 피사체와 배경의 정확한 세부 정보를 포함하는 복잡한 비디오 장면을 생성할 수 있다고 오픈AI 측은 밝혔다.
기존의 AI를 통한 영상 서비스는 다소 부자연스럽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 오픈AI를 통해 등장한 생성형 영상 제작툴은 석양의 빛, 동물의 움직임, 인간의 움직임 등을 매우 사실적으로 구현해 냈다.
샘 알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는 레드팀의 위험성 테스트를 거쳐 베타 테스터들에게 공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텍스트 기반 이미지에 이어 영상툴까지 등장한 여파로 SaaS 기반 창작 도구를 제공해온 어도비의 주가는 곤두박질 쳤다. 텍스트를 기반으로 한 영상 편집 기술의 등장에 사진과 영상 편집 기술 선두 기업인 어도비의 주가가 타격을 입은 것이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어도비는 '숨겨진 AI 수혜주'로 주목 받은 기업이었다. 2022년 달리 2, 미드저니, 스테이블 디퓨전 같은 이미지 생성 AI 도구들이 공개됐을 때 어도비가 타격을 입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어도비는 2023년 3월 이미지 생성 AI인 '파이어 플라이'를 공개하면서 시장의 우려를 뒤집었다.
하지만 불과 1년 만에 오픈AI가 텍스트를 기반으로 한 영상 편집 기술을 선보이면서 숨겨진 AI 수혜주 어도비의 주가는 하락 마감했다. 미국의 투자 전문 매체인 IBD는 "OpenAI가 비디오 제작 도구로 영역을 침범함에 따라 어도비가 크게 추락했다"고 썼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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