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 집단행동에 한의사들 한목소리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 잡아야”
#성동구에 사는 A씨는 의료대란에 동네 한의원에 전화해 감기 처방을 받을 수 있는지 문의했다. 그는 한의원에서도 한방으로 처방한 한약으로 치료가 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한의원을 찾았다.

#한의원에서 일하는 조무사 B씨는 최근 양의학 전공의 집단 사직서 제출로 인한 의료공백 사태 후 병원에 전화 문의가 많이 늘었다고 했다. 그는 “큰 병원의 전공의 공백인데도 불구하고 동네 양방병원도 안 하는 줄 알고 전화하시는 분들이 많다”며 “의료 사태 보도 이후 환자들이 평소보다 조금 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공의 집단 사직 제출에 따른 의로 공백 사태와 관련해 전국 한의원과 한방병원, 한의과대학 부속병원들이 의료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평일 야간 및 공휴일 진료 확대에 나선다.

대한한의사협회에 따르면 3만 한의사들은 의과대학 증원 문제와 관련해 국민의 소중한 건강과 생명을 담보로 진료 총파업을 운운하고 있는 양의계의 무책임한 행태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공백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국가 의료체계의 근간이 무너지지 않도록 의료인으로서 진료에 전력하겠다고 전했다.

한의사협회 측은 정부에 국민 불편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필수 의료분야에서의 한의사 인력 투입 확대정책을 즉각 실시해 줄 것을 거듭 제안했다.

한의사협회 측은 모든 한의사 회원에게 진료 확대 참여를 독려하는 문자를 보낸 상태다.

한편, 협회 측은 “대한민국 의료계는 한의와 양의로 이분화 돼 있음에도 양의계의 의료독점과 양의계 편향의 정책 및 제도로 인해 심각한 폐해가 발생 돼 왔다”면서 “이 같은 불공정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야 제2, 제3의 진료 공백 사태에 따른 대혼란에 효율적으로 대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수한 의료인력인 한의사를 언제까지 양방의 눈치만 보며 방치만 할 것”이라며 “이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하는 관계 당국의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