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한전 부지 10조원에 매입
서울시에 GBC 설계 변경안 제출
비용 절감 효과 기대

서울 삼성동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부지. 사진=한국경제신문
서울 삼성동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부지. 사진=한국경제신문
현대차그룹이 서울 강남에 지으려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당초 계획했던 105층보다 더 낮은 층수로 나눠 짓겠다고 서울시에 변경안을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공사 중인 GBC 개발계획 변경 제안서를 지난 7일 서울시에 제출했다.

변경안에는 GBC를 55층 높이의 2개 동과 저층부 4개 동 등 총 6개 동으로 건립하는 내용이 담겼다. 서울시는 이번에 현대차그룹이 제출한 설계 변경에 대해 검토에 들어갈 예정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2014년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7만9342㎡)를 10조5500억원에 사들였다. 현대차그룹(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컨소시엄)과 삼성전자가 구 한전 부지 입찰전에 뛰어들었지만 최고가 입찰 방식에 따라 당시 감정가인 3조3346억원의 3배가 넘는 10조5500억원을 써낸 현대차그룹이 낙찰받았다.

현대차그룹은 애초 GBC를 국내 최고 높이인 105층(높이 569m)짜리 초고층 빌딩 1개동과 저층 건물 4개동으로 지을 예정이었다. 통합 사옥과 문화·생활·컨벤션 기능을 아우르는 랜드마크를 조성해 '한국판 아우토슈타트'를 만들 계획이었다.

GBC 건립 사업은 그동안 군의 작전 방해 논란과 인근 주민에 대한 일조권 침해 논란 속에서 땅을 매입한 지 6년 만인 2020년 5월에야 서울시의 착공 허가를 얻었다. 하지만 그 사이 공사비 상승과 초고층 빌딩 건립에 따른 고도 제한 문제 등으로 초고층 설계에 대한 재검토에 착수했다.

현대차그룹이 이번 설계 변경안을 통해 GBC 최고 층수를 절반 정도로 낮추면 공사 비용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사 기간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GBC에 자율주행과 도심항공교통(UAM) 등 혁신 기술을 접목하고 친환경 탄소저감 기술을 적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