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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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이 AI(인공지능) 대장주 엔비디아(NVIDIA) 주가 상승에 숨어있는 위험을 지적했다. 3일(현지시간) 통신은 엔비디아가 2021년 최고점을 기록한 후 좀처럼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는 테슬라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작년 세 배 이상 상승했고 2024년 66% 오르며 S&P 500지수 중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오픈AI의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 모델을 구동하기 위해 사용되는 반도체에 대한 수요에 힘입었기 때문이다.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는 2017년 전기 자동차 열풍에 힘입어 성장한 테슬라가 거쳐간 흐름과 유사하다. 여전히 자율주행차나 사이버 트럭 등 다양한 잠재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테슬라 주가는 작년 7월 고점 대비 31% 하락했고 올해 나스닥 100 지수 중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종목 중 하나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밸류 포인트 캐피탈 대표 사미르 바신은 테슬라가 시장점유율과 마진에서 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통신에 따르면 실적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의 주가매출비율(PSR)이 매우 높다는 것이 테슬라와 유사한 점으로 꼽혔다. 엔비디아의 주가수익비율은 18로 S&P 500 지수 중 가장 높으며 테슬라가 최고점에 있을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엔비디아가 지속적으로 예상치를 뛰어넘는 큰 수익과 매출을 기록하고 있어 아직 둔화 조짐을 말하기는 이른 편이지만 방심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또 마이크로소프트(MS)와 AMD가 후발주자로서 시장점유율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는 현재 상황에도 주목했다. 사미르 바신은 “엔비디아만이 독점으로 공급할 수 있는 것이라 믿는 시스템에 잠시 변화가 찾아와도 주가는 바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더불어 통신은 ‘닷컴 버블’이라 일컬어지는 약 30년 전 인터넷 기업의 등장이 가져온 주식투자 열풍의 위험성을 상기시켰다. 과거 ‘클릭 수’와 같은 새로운 지표로 투자 대상 기업을 정했던 것처럼 엔비디아도 AI 선두주자로서 수혜를 입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례로 당시 시장의 큰 관심을 받았던 ‘시스코시스템즈’ 주가가 정점에 달했을 때 주식을 산 투자자들은 2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손실을 만회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나영 인턴기자 ny92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