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육아휴직 좀···승진은 꿈도 꾸지 마” 육아휴직 늘지 않는 이유
남성들이 육아휴직 사용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인사고과나 승진 등에서 불이익 우려'를 꼽혔다.

민주노총 부설 민주노동연구원은 6일 '남성 노동자의 육아휴직 사용 격차와 차별' 보고서에서 육아휴직을 경험한 남성 노동자 1720명(비조합원 853명 포함)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응답자의 71.0%는 다니는 회사에서 남녀 모두 육아휴직을 신청하는데 눈치가 보이거나 아예 신청이 어렵다고 답했다. '남성 노동자의 육아휴직 사용률이 낮은 이유'로 응답자의 85.1%(복수 응답 가능)가 '인사고과, 승진 등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 우려'를 꼽았다.

이어 '휴직기간 중 소득 감소'(80.6%), '회사에서 육아휴직 사용을 부정적으로 보기 때문에'(76.7%), '육아는 여성의 몫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66.0%), '사직 권고 및 구조조정 우선순위에 포함될 수 있기 때문에'(58.3%) 순이었다.

육아휴직 사용 후 복귀했을 때 가장 힘든 점도 '고과, 승진 등 직장 내 경쟁력 약화'라는 응답이 33%로 가장 많았다.'자리 유지 및 배치전환 걱정'(20.9%), '사직 권고 및 구조조정 우선순위'(4.9%)라는 응답까지 포함하면 59.1%가 육아휴직에 따른 불이익을 우려했다.

남성들의 육아휴직 사용에 대한 만족도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육아부담 감소, 가사 분담 갈등 감소, 자녀와의 친밀도 강화, 부부간 의사소통 등 가족관계에 도움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 90% 이상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남성 육아휴직 활성화를 위한 우선 과제로는 '남녀가 함께 육아를 분담하는 사업장 구성원의 인식 변화'(71.2%), '승진·해고 등 인사상 불이익과 차별 금지'(70.5%), '임금 삭감 없는 육아휴직 급여 지급'(67.4%) 등이 꼽혔다.

최근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육아휴직자 중 남성 비중은 2016년 8.7%에서 2022년 28.9%까지 증가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28.0%로 소폭 줄었다.

민주노동연구원은 "육아휴직 사용 격차는 부모의 삶의 질만이 아니라 자녀들의 삶의 질 격차로 이어지고 저출생, 사회불평등과도 이어진다"며 "생애주기별 돌봄 정책과 돌봄 공공성이 강화된 시스템이 갖춰져야 남성 육아휴직도 보편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