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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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만 한 아우 없다’라는 통설의 신빙성은 유아기 입원 횟수로 확인 가능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7일(현지 시간) 전미경제연구소가 2월 발표한 연구 논문을 인용해 ‘둘째들은 첫째보다 호흡기 질환으로 입원할 확률이 2~3배 높은데, 성인이 되었을 때 같은 나이 기준 첫째보다 소득이 평균 2.4% 적다’라는 내용을 보도했다.

코펜하겐 대학교 경제학과 부교수인 논문의 저자 N.멜템 데이살은 “1981년부터 2017년 사이 덴마크에서 태어난 형제, 자매를 분석한 결과, 유치원, 학교 등에 다니는 첫째들이 집으로 바이러스를 몰고 들어오기 때문에 동생들은 바이러스에 취약하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둘째들은 어릴 때 호흡기 질환으로 입원할 확률이 첫째보다 2~3배 높았다.

단순 호흡기 질환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연구진이 1981년에서 1989년 사이 출생한 사람의 소득을 조사한 결과, 같은 나이 기준 둘째가 첫째보다 소득이 평균 2.4% 적었다. 데이살은 “유아기에 심각한 호흡기 바이러스에 더 많이 노출되면 뇌 발달 장애로 이어질 수 있으며 나아가 정신건강을 유지하고 경제활동 역량을 키우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라고 덧붙였다.

즉 생물학적 차이는 첫째와 둘째가 전반적 분야에서 역량이 벌어지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노르웨이 청소년 24만 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유아기에 형과 누나가 일찍 사망한 둘째는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지능점수가 높았다.

반면 양육 환경에서 비롯된 형제, 자매의 차이는 다른 연구 결과에서도 나타났다. 2017년 스웨덴 남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첫째 자녀에 비해 둘째는 일주일에 숙제나 독서 등 학습에 1시간을 덜 쓰며 부모와 학업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도 적다.

또 조직 심리학자 아담 그랜트에 따르면 동생이 있는 첫째들은 협동심이나 인지 능력 측정 등에서 외동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그는 '튜터 효과'를 이유로 들며 동생을 교육하고 돌보는 과정을 거치면 추후 학습에 대한 태도가 긍정적으로 형성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임나영 인턴기자 ny92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