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일부 임직원 사측 경영방침에 반발
故유일한 박사의 53주기인 3월 11일 본사 앞에서 트럭시위
본지 제보창 <끝까지간다>에 제보···유한양행 임직원 300여명 모금 참여, 530만원 모였다 주장
주주총회 당일인 15일까지 트럭시위 예고

故유일한 박사 53주기에 유한양행 본사 앞 트럭시위···“회장직 철회, 채용비리 조사하라” [강홍민의 끝까지 간다]
11일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유한양행 본사 트럭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이 시위는 유한양행 일부 직원들이 현 경영진이 추진하는 회장/부회장직 신설 및 채용비리 조사 등에 반발하며 진행됐다.(제보자 제공)
11일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유한양행 본사 트럭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이 시위는 유한양행 일부 직원들이 현 경영진이 추진하는 회장/부회장직 신설 및 채용비리 조사 등에 반발하며 진행됐다.(제보자 제공)
유한양행이 회장직 신설 및 채용비리 의혹을 두고 사측과 임직원들 간 마찰을 빚고 있는 가운데 11일 일부 직원들이 서울 동작구 유한양행 본사 앞에서 트럭시위를 감행했다. 트럭시위가 진행된 3월 11일은 유한양행을 설립한 故유일한 박사의 53주기가 되는 날이다.

11일 유한양행 본사 앞에서 이뤄진 트럭시위는 유한양행 임직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모금으로 진행됐다.

트럭시위 주최자 ㄱ씨는 “유일한 박사님의 유지를 받들기 위해 트럭시위를 추진했다”며 “1회 중임 가능한 3년 단임 전문경영인 제도를 회장, 부회장직 신설로 장기집권하려는 전·현 사장의 뜻을 꺾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ㄱ씨의 주장에 따르면 현재 모금에 참여한 유한양행 임직원들은 300여명이며 모금액은 약530만원이다. ㄱ씨의 주장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전 임직원 수 1900여명 중 6분의 1이 모금에 참여한 것이다. 모금액은 1인당 5천원에서부터 10만원까지 다양하다.
유한양행 임직원들이 트럭시위를 위해 모은 금액 캡쳐화면.
유한양행 임직원들이 트럭시위를 위해 모은 금액 캡쳐화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2월말부터 유한양행의 임직원으로 추측되는 글쓴이가 작성한 트럭시위 예고 게시글이 올라왔다. 게시글에는 “트럭시위 자체는 모금한 금액으로 충당이 가능하다”면서 “추후 사측에서 문제를 삼았을 때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 마련을 위해 추가 모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모금 참여를 독려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어 “금번 시도 하나로 모든 일이 해결되고 정상화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러한 움직임 하나하나가 모이고 뜻있는 분들이 동참해 주신다면 작은 움직임이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라고 작성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송금했습니다. 고생많으십니다”, “트럭 꼭 부탁드리겠습니다” 등의 모금참여 및 응원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ㄱ씨는 본지 <끝까지 간다> 제보방을 통해 트럭시위 철회 조건을 밝히기도 했다. 트럭시위 철회조건으로 ▲유일링(유일한 박사 손녀딸)씨 유한재단 이사장직 재선임 ▲유한양행 회장·부회장 신설안 철회 ▲채용비리 조사 및 비리자 축출 ▲차기 전문경영인 선임 후 사퇴 ▲현 의장직, 재단 이사장직 사퇴를 꼽았다.

한편, 트럭시위 주최자는 유한양행 주주총회가 예정돼 있는 이달 15일까지 시위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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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