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바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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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사상 최고치를 이어가고 있는 국제 금값의 배경에 중국 투자 수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중국에서 기관과 개인을 가리지 않고 금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중국 중앙은행 격인 인민은행은 16개월 연속 금 보유고를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2월에만 39만 온스가 늘어 7258만 온스(약 2257톤)이 됐다. 미국 달러 의존도를 낮추고 보유 외환의 다각화를 위해서다. 2023년 말 기준으로는 주요국 금 보유량 6위에 올랐다.

일각에서는 부동산 경기 침체, 증시 하락 등에서 파생되는 위험을 헷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금을 매수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들어 중국 경제 전반이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대표 주가지수 CSI 300지수가 지난달 기준 5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고 최근 3년간 중국 증시에서는 약 7조 달러(9332조원) 넘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중국 정부는 부동산 시장의 활력을 되찾기 위한 재정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이미 많은 지방 정부 부채의 규모가 상당해 위험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자 중국의 젊은 개인 투자자들 또한 금리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영향을 덜 받는 금에 관심을 돌리는 추세다. 경제 사정은 훨씬 어려워졌지만 중국 내 다른 투자 자산 대안이 없다는 반응이다. 중국 국가통계국 통계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금·은 제품 판매는 같은 해 7월 말 대비 23% 늘었고 2018년 3월 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편 11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4월물 금값이 3.1달러 상승해 온스당 2188.6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중국의 매수 증가와 더불어 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 이-하마스 전쟁, 올해 약 76개 국가에서 예정된 선거 등을 비롯한 지정학적 요인 등도 금값 상승 원인으로 꼽힌다.

임나영 인턴기자 ny92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