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 본사. 사진=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 본사. 사진=금호석유화학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금호석유화학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회사 측의 손을 들어주며 행동주의펀드의 움직임에 제동이 걸렸다.

ISS는 전 세계 기관투자가 2000여 곳을 대상으로 기업 지배구조 등 매년 115개국에서 4만4000건 이상의 주총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등을 자문하고 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중 시장점유율 60%로 압도적 1위다. 국내 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지속적으로 높아짐에 따라 국내 의결권 자문 서비스 시장에서 외국계 기관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ISS는 최근 낸 보고서에서 금호석유화학 이사회가 상정한 주주총회 안건에 모두 찬성한다고 밝혔다.

반면, 행동주의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의 주주제안 안건에 대해서는 모두 반대했다.

ISS 측은 "주주제안자의 상세자료가 주주총회일로부터 불과 14일, 11일 전인 3월 8일과 3월 11일 공개됐고, 이로 인해 해당 자료를 철저히 평가하고 소통할 기회를 제공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의 가치와 주가 성과는 핵심 석유화학 사업의 주기적 특성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이뤄졌다"며 "(주주제안자 측은) 자사주가 지배력 강화 목적으로 사용됐거나 사용될 것이라는 점을 입증할 충분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차파트너스가 제안한 정관 변경안에 대해서도 "주주 결의만으로 자사주를 소각하는 것은 국내 상장사 중 전례가 없거나 어느 회사의 정관에도 규정돼 있지 않다"고 반대했다.

차파트너스는 ISS에 주주제안안을 재검토를 요청했다. 차파트너스는 "ISS는 3월 6일 이후 차파트너스가 제출한 상세자료를 검토할 시간이 없었기에 회사 측 주장을 기초로 차파트너스의 주주제안안에 반대 권고를 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애초 금호석유화학의 주총 소집공고가 늦어 주주제안을 검토할 시간적 여유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차파트너스는 행동주의펀드의 주주제안을 의안으로 상정한 삼성물산, KT&G는 주총일 4주 이전에 공고를 올렸다며 금호석유화학과 대비된다고 밝혔다. 차파트너스는 "ISS는 2023년 KT&G의 정기주총에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주총 결의에 의해서도 자사주 소각이 가능하도록 정한 주주제안 정관 변경안에 찬성 권고를 한 적이 있다"며 객관적인 재검토를 거듭 요청했다.

주주 결의만으로 자사주를 소각한 사례가 없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차파트너스는 “ISS는 회사 측 주장에 기초해 ‘주주 결의만으로 자사주를 소각하는 것은 국내 상장사 중 전례가 없거나 어느 회사의 정관에도 규정되어 있지 않다’고 밝히고, 자기주식 소각에 관한 주주제안 정관 변경안에 반대했다”고 지적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