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우미우 매출, 전년 대비 58% 증가…트렌드 주도하며 인기
프라다그룹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와 선호도가 높아졌다" 발표
그래서 명품 시장이 타격을 받았죠. 글로벌 경기 침체와 소비 감소 여파로 하락세에 접어들었습니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그렇습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테이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명품시장은 2021년 2900억유로에서 2022년 3530억유로로 21.7% 올랐는데요. 지난해 시장은 3620억유로로 추산됩니다. 성장률은 2%대에 그쳤습니다.
백화점만 가도 그 변화가 느껴집니다. 1년 전만 해도 웨이팅 없이는 못들어가던 수많은 명품 매장들, 이제 주말에도 '다이렉트 입장'이 가능해졌거든요. '명품 중의 명품'인 샤넬도 대기 없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주변 얘기만 들어도 명품에 대한 관심이 크게 줄어든 느낌이고요.
그런데 이런 상황에 관심을 받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프라다그룹이 보유한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미우미우'인데요. 눈에 띄게 매출이 늘었기 떄문입니다. 지난 7일 프라다그룹은 지난해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전체 매출은 42억유로(약 6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으며, 12분기 연속 매출 성장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조금 더 자세하게 살펴볼까요. 프라다그룹은 크게 △프라다 △미우미우 △처치스(영국 남성 수제화) 등으로 매출을 구분합니다. 이 가운데 프라다는 매출의 80%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브랜드고요. '프라다'는 전년 대비 12% 늘어난 35억유로(약 5조원)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처치스 매출은 약 2900만유로(약 419억원)에 그치면서 전년 대비 13% 감소했습니다.
그런데 미우미우의 수치는 유독 튑니다. 전년 대비 58% 늘어난 6억5000만유로(약 9000억원)를 기록했기 때문인데요. 프라다와 비교할 경우 매출 규모는 크지 않지만 눈에 띄게 성장했습니다. 심지어 매장은 146개로 전년 대비 4개 줄었는데 말입니다.
프라다그룹은 "미우미우는 제품, 유통, 인재 등 전반에 걸쳐 구축된 강력한 기반을 바탕으로 뛰어난 성과를 냈다"라며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와 선호도가 높아졌고, 그 결과 모든 카테고리에서 상업적으로 놀라운 반응을 얻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가죽제품과 신발부문의 제품들이 수차례 흥행했고 기성복 부문에서도 성과가 좋아 '미우미우'라는 브랜드가 명품시장의 트렌드세터가 됐다는 겁니다. 특히, 미우미우의 커뮤니티가 활성화되고 있는 점을 주요 성과로 꼽았는데요. 쉽게 말해 '찐팬이 생겼다'라는 의미입니다.
미우치아 프라다의 남편이자 프라다그룹의 회장인 파트리치오 베르텔리는 이번 실적에 대해 "만족한다"고 밝혔습니다.
패션업계에서 미우미우의 입지는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패션플랫폼 리스트(Lyst)는 지난해 최고의 패션 브랜드로 '미우미우'를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경제전문지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2023년은 미우미우의 해였다"라며 "미우미우의 바지, 스커트 등은 틱톡에서 큰 관심을 얻었고 플랫슈즈도 인기를 끌었다. 미우미우는 타깃, 아마존 등에서 판매되는 수많은 제품들에 영감을 줬다"고 전했습니다.
심지어 이런 분위기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우미우가 판매하는 '안경'까지 '유행템(유행하는 제품)'이 됐거든요. '리가드 선글라스'가 바로 그 안경인데요. 제품은 '선글라스'지만 구매 후 렌즈만 투명색으로 바꿔 안경처럼 사용하는 게 인기거든요. 한화 58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제품이지만 물량이 없어 사고 싶어도 못하는 제품이 됐습니다. 심지어 일부 패션 커뮤니티에서는 '리가드 안경 구하는 법' 등을 공유하고 있죠.
지난해 시작된 긱시크 유행과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될 레오파드(표범 무늬) 트레드가 이 안경에 모두 적용되기 때문인데요. 긱시크는 괴짜라는 뜻의 '긱(Geek)'과 세련됐다는 의미의 '시크(Chic)'의 합성어로, 모범생 스타일을 의미합니다. 무릎을 덮는 치마, 투박한 디자인의 니트, 단정한 셔츠 등이 대표적인 제품이고요, 안경도 그중 하나입니다.
여기에 레오파드는 올해 유행템이 된다고 합니다. 패션지 보그는 "레오파드 무늬가 부활하고 있다"라며 "코트니 카다시안, 켄달 제너 등 헐리우드의 주요 인물들이 레오파드 무늬가 들어간 옷을 입고 있다. 옷을 입기 부담스러운 사람들은 액세서리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올해는 레오파드의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어려운 시기에 트렌드 세터가 된 미우미우. 큰 형님인 프라다 자리를 넘볼 수 있을지 지켜보면 좋을 것 같네요.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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