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콩/사진=전자상거래 플랫폼 Shopee 판매 페이지 갈무리
금콩/사진=전자상거래 플랫폼 Shopee 판매 페이지 갈무리
‘금콩(Gold Beans)’을 사 모으는 중국 젊은 세대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내 전통적인 금 소비자는 중장년층이었지만, 몇 해 전부터 중국 청년들도 재테크 수단으로 금을 주목하고 있다. 최근에는 금에 투자하는 주 연령이 대학생 및 사회초년생인 Z세대(1995년~2005년생)로까지 확대됐다.

지난 16일(현지 시각) 블룸버그는 1g짜리 금콩이 중국 Z세대 투자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현상에 대해 보도했다.

금콩은 말 그대로 콩 모양으로 생긴 작은 금이다. 무게가 1g에 불과한 금콩은 개당 600위안(약 12만원)으로 가격이 비교적 저렴해 청년층이 적은 부담으로 구매할 수 있다.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이들이 금괴나 금목걸이 대신 투자 목적으로 금콩을 구매하면서 인기가 치솟기 시작했다.

블룸버그는 경기 침체로 국제 경제 불확실성이 심화하면서 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고, Z대까지 금 투자에 뛰어들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유리병에 하나둘 쌓여가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도 인기 배경으로 꼽힌다. 중국에서는 유리병에 모은 금콩을 촬영해 SNS에 인증하는 게 하나의 놀이 문화로 자리 잡았으며, 중국 SNS 웨이보 내 ‘젊은 층이 금을 사는 이유’ 해시태그는 조회수 9100만 회를 돌파했다.

중국 푸젠성에 거주하는 대학생 티나 홍(18)은 “저렴한 가격 때문에 금콩을 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금을 사서 돈을 잃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구매해 금을 모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금콩 투자 열풍이 날로 뜨거워지자, 중국초상은행도 금 소매업체와 협업해 지난해 7월부터 금콩 판매를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 귀금속 소비자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Z세대가 중국에서 금 보석류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세대 중 하나로 꼽혔다. 또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티몰(Tmall)과 타오바오(Taobao) 역시 지난해 금 액세서리 품목을 구매한 주 소비자가 1990년대 이후에 태어난 세대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금·은 보석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9.4% 증가하며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자 유출에 따른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인해 중국 내 높은 금 수요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