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일본 평균 임금인상률 33년 만에 최고 수준
마이너스 금리 8년 만에 종료
일본은행은 이날 단기 정책금리를 -0.1%에서 0~0.1%로 올렸다고 밝혔다. 일본은 1990년대 거품경제가 무너진 후 ‘잃어버린 30년’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인하와 제로금리 등 전통적인 통화 완화 정책을 펼쳤다.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은 말 그대로다. 임금과 물가가 제자리걸음을 걸었고 임금은 오르지 않아 소비와 투자가 늘지 않았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은행은 2007년 2월부터 제로금리 정책을 펼쳤다. 제로금리 등 전통적 통화 정책도 통하지 않자, 일본은행은 2016년 2월부터 역사상 처음으로 단기 정책금리를 –0.1%로 결정해 마이너스 금리를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전과 다른 장면들이 펼쳐졌다. 물가상승이 이어졌고 임금 인상률은 30년 만에 최고 수준을 보이자 17년 만에 금리 인상을 발표했다. 물가상승과 임금인상 선순환이 가시화 되자, 일본은행이 금융정책 대전환에 나선 것이다.
일본 최대 노조 단체인 렌고(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가 발표한 올해 임금협상 1차 집계(771곳) 결과를 보면, 평균 임금 인상률이 5.28%로 33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의 예상은 물론이고 노조의 요구치보다 높게 결정됐다. 조합원 수 300명 미만 중소기업의 임금 인상률도 4.42%로 3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은행은 금융정책 전환의 조건으로 2%가 넘는 안정적인 물가상승과 임금 인상의 ‘선순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일본의 소비자물가지수도 지난해 3.1% 오르며 1982년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올해 1월 소비자물가도 2% 상승해 ‘2%’대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은행은 마이너스 금리 종료와 함께 장기 금리를 조절하기 위해 도입한 ‘수익률 곡선 관리’(YCC) 정책도 없앴다. 수익률 곡선 관리는 장기물 국채금리 상한선을 설정해 그 이상 금리가 움직일 경우 중앙은행이 국채를 사거나 파는 방법으로 장기 금리를 조절하는 정책이다.
일본은행은 2016년 9월 장기물 국채 금리를 ’0% 대’로 조절하는 수익률 곡선 관리 정책을 시작했다. 국채금리가 상승해 이 상한선을 넘어서면 국채를 사들여 국채가격을 높이고 금리를 낮췄다. 지난해 10월 ‘1% 상한’을 목표로 정했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서 초과하더라도 용인하는 수준으로 완화했는데, 이번에 아예 폐지한 것이다.
한편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이날 오후 3시30분 마이너스 금리 종료 및 금리인상 배경 등 회의 결과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