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구글 코리아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이세돌은 당시 대국에 대해 “AI가 두는 바둑과 사람이 두는 바둑 사이에 큰 차이와 괴리감을 느꼈다”라고 평가했다. “‘승부 호흡’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벽에다 테니스를 치는 기분이었다”라고 회상했다.
구글 등 다양한 기업들이 AI 서비스를 내놓고 있는 최근 흐름에 대해 이세돌은 “다양한 분야세 접목시켜 활용할 수 있겠다”라고 말했다. 은퇴 후 작년 9월 출시한 보드게임을 언급하며 “구글의 제미나이와 협업해 새로운 보드게임을 만들어 볼 수도 있겠다”라고 덧붙였다.
또 “AI를 두려움의 대상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라며 “미국과 중국 같은 나라들이 경쟁적으로 AI 기술을 발전시키는 상황에서 우리만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망설인다면 기술 발전을 못 따라가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바둑 교육과 AI를 접목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바둑은 혼자서 고민하고 둘이 만나 하나의 작품을 완성한다는 예술적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러한 면은 많이 사라진 것 같다“라고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입장에서 하는 말일 뿐 아마추어들에게는 어떤 수가 좋고 나쁜지 빠르고 효과적으로 학습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기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시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은 ‘인간이 기계에게 질 수 있다’는 인식과 함께 AI 기술에 대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모두가 바둑을 넘어서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쓰일 이 기술이 인간에게 상당한 영항을 미칠 것이라 예상하지만 누구도 그 범위와 힘을 단언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8년이 지나고 글 한 줄이면 영상까지 만들어주는 세상이 왔지만 여전히 논의는 계속되고 있는 이 시점, 구글 코리아는 “이세돌 9단의 인터뷰가 독자분들께 의미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임나영 인턴기자 ny92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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