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8년 전 일"...AI 와 '세기의 대결' 소회 밝힌 이세돌
구글 코리아가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프로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의 인터뷰를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했다. 이세돌은 2016년 구글 자회사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알파고와 대국을 펼쳐 1승 4패로 대국을 마무리 한 바 있다.

19일 구글 코리아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이세돌은 당시 대국에 대해 “AI가 두는 바둑과 사람이 두는 바둑 사이에 큰 차이와 괴리감을 느꼈다”라고 평가했다. “‘승부 호흡’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벽에다 테니스를 치는 기분이었다”라고 회상했다.

구글 등 다양한 기업들이 AI 서비스를 내놓고 있는 최근 흐름에 대해 이세돌은 “다양한 분야세 접목시켜 활용할 수 있겠다”라고 말했다. 은퇴 후 작년 9월 출시한 보드게임을 언급하며 “구글의 제미나이와 협업해 새로운 보드게임을 만들어 볼 수도 있겠다”라고 덧붙였다.

또 “AI를 두려움의 대상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라며 “미국과 중국 같은 나라들이 경쟁적으로 AI 기술을 발전시키는 상황에서 우리만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망설인다면 기술 발전을 못 따라가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바둑 교육과 AI를 접목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바둑은 혼자서 고민하고 둘이 만나 하나의 작품을 완성한다는 예술적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러한 면은 많이 사라진 것 같다“라고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입장에서 하는 말일 뿐 아마추어들에게는 어떤 수가 좋고 나쁜지 빠르고 효과적으로 학습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기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시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은 ‘인간이 기계에게 질 수 있다’는 인식과 함께 AI 기술에 대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모두가 바둑을 넘어서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쓰일 이 기술이 인간에게 상당한 영항을 미칠 것이라 예상하지만 누구도 그 범위와 힘을 단언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8년이 지나고 글 한 줄이면 영상까지 만들어주는 세상이 왔지만 여전히 논의는 계속되고 있는 이 시점, 구글 코리아는 “이세돌 9단의 인터뷰가 독자분들께 의미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임나영 인턴기자 ny92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