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 최대 재개발 표류 위기에 재착공 결정
설명회 통해 조합원에 집행부 선출 필요성 호소

공사비 미지급으로 공사가 중단된 서울 은평구 대조동 대조1구역 주택재개발 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공사비 미지급으로 공사가 중단된 서울 은평구 대조동 대조1구역 주택재개발 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현대건설이 서울 강북 최대 재개발 대어 ‘대조1구역 주택재개발 사업’ 공사를 신속히 재개하기 위해 조합원과 소통에 나섰다.

서울 은평구 소재 대조1구역 재개발은 2022년 10월 착공했으나 조합 내분으로 인해 집행부 공백 사태를 빚으며 현대건설에 1년간 공사비 1800억원도 미지급한 상태다. 올 초부터 해당 현장의 공사를 중단한 현대건설은 사업이 더이상 표류하는 것을 막기 위해 조합원들이 총회를 통해 집행부를 새로 구성하면 바로 공사를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3일 대조1구역 내에 위치한 현장사무실에서 200여명의 조합원이 참석한 가운데 설명회를 열었다.

현대건설은 지난 13일 공사재개를 결정한 이후 15일 은평구청장과의 면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현대건설과 은평구청은 공사재개를 위해 조합원과의 원활한 소통이 필요하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하게 돼 이번에 조합원 설명회를 개최하게 됐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조합 집행부 부재에 따른 공사 중단 사유, 조합 관련 소송 현황, 재착공 일정 및 결정 사유, 향후 공사재개를 위한 제반 사항 등 사업 전반에 대한 내용이 공유됐다.

파행을 거듭했던 조합 집행부를 재구성하기 위한 일정도 나왔다. 은평구청은 최근 조합 집행부를 새롭게 선임하기 위해 선거관리위원회 모집공고를 냈다. 집행부 선임 총회가 열리는 5월 집행부 구성이 완료되면 사업이 본격 재개될 수 있다. 현대건설 역시 이 일정에 맞춰 재착공을 준비 중이다.

현대건설은 그동안 재착공 조건으로 제시한 핵심 사항 중 안정적인 조합 집행부 구성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설명회에서도 현대건설은 사업정상화를 위한 조합원의 관심과 집행부 선출을 호소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조합 내분으로 공사가 중단된 이후 3개월간 개선사항이 보이지 않았고 이대로라면 사업 자체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는 판단에 사업 재개를 결정했다”며 “다른 조건을 제외하더라도 안정적인 집행부 구성만 되면 공사를 재개하겠다는 점을 약속하며 지금부터 안전진단 등 사전에 필요한 준비를 시작해 선임총회를 통해 조합장 및 임원이 선임되는 즉시 재착공을 통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한 조합원은 “사업 자체를 뒤흔드는 일부 조합원의 행태를 더이상 두고 볼 수 없다”며 “은평구청에서 조합 집행부 선출에 지장이 없도록 강력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발언했다.

서울 강북권 재개발 중 규모가 가장 큰 대조1구역은 대조동 일대 11만2000㎡ 부지를 재개발해 지하 4층∼지상 25층, 28개동 2451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민보름 기자 br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