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2월 28일 당시 주택은행 서울 명일동지점 창구에 신규가입자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사진=한국경제신문
1989년 2월 28일 당시 주택은행 서울 명일동지점 창구에 신규가입자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사진=한국경제신문
‘주택은행’ 부활론이 제기됐다. 주택은행은 1967년 한국주택금고란 이름으로 출범됐다가 지금의 KB국민은행에 합병되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서민주택자금 관리은행이다.

탈(脫) 민주당 인사들로 구성된 국민의힘 ‘체인저벨트’ 총선 후보자 일동은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금리 때문에 크나큰 고통을 겪고 있는 서민과 자영업자, 그리고 2030 영끌족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주택은행의 부활 및 주택담보대출 전문은행으로 역할을 맡길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주택은행은 ‘서민주택금융 전담은행’으로 1967년 설립돼 30년 이상 그 임무를 충실히 다해왔다”면서도 “IMF 외환위기 이후 실시된 4대 구조개혁과 금융기관 경쟁력 강화 정책의 일환으로 2001년 국민은행과 합병하고 사실상 그 기능을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후 서민주택금융 등 내집 마련을 위한 주택담보대출을 모든 시중은행이 취급하게 되면서 ‘서민과 자영업자 등은 고금리로 고통을, 시중은행은 높은 이자수익을 누리는 이권 카르텔을 통한 불공정 영업’을 무제한적으로 해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체인저벨트 후보자 일동은 미국의 국책 주택담보금융업체인 ‘패니 매(Fannie Mae)’를 소개하며 시중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할 경우 약 1%의 취급 수수료만 받고 ‘패니 메’에 넘겨 예대금리차를 통한 이자수익을 전혀 올리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미국은 우리나라가 20여 년 전 폐지한 주택은행 제도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며 한국식 ‘패니 매’, 즉 주택은행의 부활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를 통해 주택담보대출 금리 최소 1% 이상, 최대 1.5%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며 “돌려받은 대출 이자로 시장 한번 더 가고, 아이 학원 한번 더 보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제안했다.

한편 국민의힘 총선 후보 모임인 '체인저벨트'는 탈(脫)민주당 인사들로 구성된 국민의힘 총선 후보 모임으로 '운동권 청산'과 '반(反)이재명'을 기치로 삼고 있다. 이들은 "우리는 진보와 보수 양 진영을 두루 경험하며 합리적이고 유연한 균형감각을 체득해왔다"고 강조했다.

함운경, 최원식 후보 외에 한때 민주당에 몸담았던 김윤식(경기 시흥을)·조광한(남양주병)·임재훈(안양 동안갑)·이현웅(부평을)·오경훈(서울 양천을)·유종필(관악갑)·김윤(광주 서구을) 후보가 체인저벨트에 소속돼있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