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손님을 ‘아가씨’와 ‘도련님’으로 모시는 집사 카페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집사카페는 집사들이 저택에서 사용인의 귀가를 기다린다는 콘셉트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턱시도를 차려입은 직원들이 양옆으로 나란히 서 “돌아오셨습니까, 아가씨”라는 인사말과 함께 손님을 맞는다.
직원들은 ‘아가씨에게 찻잔보다 무거운 걸 들게 할 수는 없다’며 가방을 들어주고, 팔에 냅킨을 올린 채 차를 따라주는 등 세세한 상황극으로 세계관에 대한 몰입을 돕는다. 주문할 때에는 “저기요” 대신 테이블마다 올려진 종을 들어 흔드는 방식이다.
‘아가씨와 도련님의 고귀한 손으로 집사의 옷과 몸을 만지지 말아달라’. ‘집사는 종이 아닌 서비스맨이니 머무르는 동안 우아하고 멋진 품위 유지를 부탁드린다’는 당부도 세계관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기재되어 있다.
기본 입장료 1만 원에 1인당 2만 원짜리 애프터눈티 세트 주문이 필수, 이용 시간 1시간이 지날 때마다 시간 연장 추가금을 지불해야 한다. 또 집사 중 한 명을 지목해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거나, 아이돌 연습생 출신 집사들의 노래·춤 공연을 즐길 수 있는 라이브 쇼 서비스도 추가로 판매하고 있다.
일반 카페에 비해 높은 가격대지만, 피켓팅(피가 튀길 정도로 치열한 티켓팅)을 방불케 할 정도로 예약이 힘들다. 지난 1월 서울 마포구에 문을 연 집사 카페는 첫 달부터 입소문을 타고 고객이 몰리기 시작해 이번 달에도 한 달 치 예약이 첫날 마감됐다.
이외에도 주문할 때를 제외하고는 대화가 일절 불가한 ‘침묵 카페’부터 스마트폰을 비롯해 노트북 등 전자기기 반입이 안 되는 ‘디톡스 카페’까지 이색 카페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최근에는 뮤지컬 배우들의 라이브쇼 관람이 가능한 뮤지컬 바까지 등장했다.
이색적인 공간과 특별한 체험을 소비하는 것이 Z세대의 놀이 문화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업계는 ‘핫플레이스’를 찾아 다니며 즐거움을 느끼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더 특별하고 눈에 띄는 이색 공간을 만들어 내고 있다.
소비 과정에서 재미까지 추구하는 소비자, 이른바 펀슈머(Fun+Consumer)는 주 소비층일 뿐만 아니라 SNS 활용도가 높은 만큼 큰 파급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팝업스토어에 방문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인 것으로 나타났다. 팝업스토어는 1~2주 정도 짧은 기간만 반짝 운영하는 매장을 뜻한다.
시장조사 업체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20~30대 응답자의 80% 이상이 팝업스토어 방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최근 이색적이고 특별한 팝업스토어가 많다’는 의견에 전체 응답자의 68.5%가, ‘SNS에 올릴 만한 팝업스토어가 많아진 것 같다’는 의견에 64.6%가 동의했으며, ‘구매하는 재미’가 있어 온라인에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더라도 팝업스토어 현장을 찾는다는 응답도 63.1%로 높게 나타났다.
팝업스토어 방문 경험자의 절반 이상(53.6%)은 일부러 가고 싶은 곳을 골라 찾아간 적이 있다고 밝혔다. 또 전시나 체험 요소가 많은 팝업스토어에 오래 머물고 싶다는 응답이 55.6%에 달하는 등 새로운 경험에 대한 높은 수요가 확인됐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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