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F&B 브랜드 식당에 ‘ 헬스계 에르메스’까지
힙해진 LG트윈타워에 일할 맛 나는 직원들

[비즈니스 포커스]
LG트윈타워에서 새단장한 공용공간 ‘커넥트윈’ 전경. 사진=서범세 기자
LG트윈타워에서 새단장한 공용공간 ‘커넥트윈’ 전경. 사진=서범세 기자
“회사 건물 내에서 맛집을 즐길 수 있어서 좋아요”.

LG그룹의 상징인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가 확 바뀌었다. LG는 1987년 완공 이후 처음 저층부 공용공간 리모델링을 마치고 4월 1일 LG트윈타워를 재개장했다. 리모델링은 1년 2개월간 진행됐다.

리모델링 대상 면적은 로비와 아케이드 등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에 해당하는 공용 공간으로, 축구장 세 개 크기에 달한다. 새 단장을 마친 저층부 공용공간의 이름은 ‘커넥트윈’이다. 트윈타워를 연결하고 성공적인 회사 생활을 연결한다는 중의적 의미가 담겼다.

지난 1일 오후 방문한 LG트윈타워 1층 로비에 들어서자 지하 1층으로 연결된 대형 계단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번 리모델링 설계의 콘셉트인 ‘연결’을 상징하는 대표 공간 중 하나다. LG는 이번 리모델링을 위해 온라인 소통 페이지를 개설해 임직원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

기존 동선이 효율성이 낮아 이동에 불편하다는 의견을 반영해 1층 로비의 막혀 있던 바닥을 뚫고 계단과 다리를 설치해 모든 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이동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계단 곳곳 휴식의 공간을 만들어 이동과 휴식의 기능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대형 계단 내 휴식 공간에서는 삼삼오오 모여 커피를 마시거나 대화하는 직원들을 볼 수 있었다.
커넥트윈의 대형 계단을 통해 지하와 지상을 연결해 이동의 효율성을 높였다. 사진=서범세 기자
커넥트윈의 대형 계단을 통해 지하와 지상을 연결해 이동의 효율성을 높였다. 사진=서범세 기자
NEW 트윈타워, 공간과 사람을 ‘연결’

지하 1층에는 천장에 창을 설치해 자연채광을 받을 수 있는 ‘틴들’이 있다. 틴들은 ‘구름 사이로 빛이 쏟아지는 자연 현상’을 의미한다. 틴들 아래 광장에서는 4월 중순부터 지난해 LG트윈스의 29년 만의 통합우승을 기념하는 ‘LG트윈스 챔피언 팝업 전시’가 열릴 예정이다. LG트윈스의 우승 트로피, 한국시리즈 MVP 오지환 선수의 글러브와 롤렉스 시계, 우승 기념주인 아와모리 소주 등을 볼 수 있다.

틴들 공간 주변에는 기존의 바닥 타일과 새로운 바닥 타일이 섞인 공간이 있다. LG 관계자는 “건축 디자인 차원에서 과거와 미래의 연결에도 집중했다”며 “이번 공사는 LG트윈타워를 설계한 미국의 건축사무소 ‘SOM’이 공간 디자인을 다시 맡았는데, 한국적 격자무늬를 모던하게 표현한 기존 디자인 양식을 ‘라인 앤드 그리드(직선과 격자무늬)’ 콘셉트로 재해석하고 이전의 공간이 리모델링 이후의 미래에도 잘 계승될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자연광이 조명처럼 내려앉는 ‘틴들’ 아래 광장은 임직원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사진=서범세 기자
자연광이 조명처럼 내려앉는 ‘틴들’ 아래 광장은 임직원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사진=서범세 기자
새단장한 LG트윈타워 지하 1층의 틴들 공간 주변에는 기존의 바닥 타일과 새로운 바닥 타일이 섞인 공간이 있다. 과거와 미래의 연결을 의미하는 건축 디자인이다. 사진=안옥희 기자
새단장한 LG트윈타워 지하 1층의 틴들 공간 주변에는 기존의 바닥 타일과 새로운 바닥 타일이 섞인 공간이 있다. 과거와 미래의 연결을 의미하는 건축 디자인이다. 사진=안옥희 기자
동관 2층과 서관 2층을 잇는 다리인 ‘트윈 브릿지’. 사진=서범세 기자
동관 2층과 서관 2층을 잇는 다리인 ‘트윈 브릿지’. 사진=서범세 기자
동관 2층과 서관 2층을 잇는 다리인 ‘트윈 브릿지’는 직원들의 이동을 편리하게 할 뿐만 아니라 다리 위를 오가며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게 해주는 공간이다. 동관 2층에는 피트니스센터가 있다.

반대편의 서관 2층에는 사내부속의원, 약국, 은행 등 편의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피트니스센터와 사내부속의원은 신규 시설 수요조사에서 임직원이 가장 선호한 곳이다. 이제 직원들은 밖에 나가지 않고도 사내에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다.

LG 관계자는 “새로워진 공간을 통해 임직원의 업무 효율과 일상의 만족도를 높여 ‘워라블’(일과 삶을 적절히 조화시켜 새로운 가치를 구현하는 라이프스타일)이라는 LG트윈타워만의 ‘공간문화’를 창출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하 1층 푸드코트인 ‘이스트키친’에서는 제육볶음 반상, 마라탕 세트, 등심카츠 반상 등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다. 사진=LG
지하 1층 푸드코트인 ‘이스트키친’에서는 제육볶음 반상, 마라탕 세트, 등심카츠 반상 등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다. 사진=LG
이스트키친 천장에 창을 설치해 식사를 하며 자연 채광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사진=서범세 기자
이스트키친 천장에 창을 설치해 식사를 하며 자연 채광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사진=서범세 기자
LG맨 삼시세끼 책임질 신상 맛집 총출동

리모델링 이후 지하 1층의 식음료(F&B) 시설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아졌다. 트렌디한 맛집들이 대거 입점해 밖에서 사먹는 외식 기분을 낼 수 있어서다. 직원들 사이에선 “더현대서울, IFC몰 부럽지 않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LG 직원들은 그동안 점심을 먹기 위해 회사 근처에 있는 더현대서울에 자주 방문했지만 이제는 회사 밖을 나가지 않고도 유명 F&B 브랜드의 메뉴를 즐길 수 있게 됐다.

LG의 한 직원은 “직원들 사이에선 회사와 더현대 서울이 가까운게 복지라는 말도 있었는데 건물 리모델링 후 메뉴 선택의 폭이 넓어졌고 전반적으로 맛도 업그레이드됐다”고 평가했다. LG트윈타워 지하식당은 크게 △이스트키친(동관 지하 1층) △웨스트키친(서관 지하 1층) △고메스트릿(지하 1층 중앙)으로 나뉜다. 이스트키친은 푸드코트, 웨스트키친은 급식형 구내식당, 고메스트릿은 일반 음식점으로 운영된다.
한식·일식·양식·분식 등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는 이스트키친 F&B 공간. 사진=서범세 기자
한식·일식·양식·분식 등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는 이스트키친 F&B 공간. 사진=서범세 기자
LG 직원이 무인계산대 키오스크를 이용해 음식을 주문하고 있다. 사진=서범세 기자
LG 직원이 무인계산대 키오스크를 이용해 음식을 주문하고 있다. 사진=서범세 기자
종류도 다양해 매일 다른 메뉴를 즐길 수 있다. 푸드코트인 ‘이스트키친’에는 여의반상(한식)·도쿄다이몬(일식)·곡분(면류)·럭키스낵(분식)·터프버거(햄버거)·더데일리팟(중식)·라면익스프레스(셀프라면) 등 7개 코너가 운영되고 있다.

임직원들은 식대 포인트로 결제 시 일반가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식당을 이용할 수 있다. 고메스트릿에는 소희원(한식)·루이(중식)·오사이초밥(일식)·띤띤(베트남식)·쿠차라(멕시칸)·OK토스트(토스트 등) 등 6개 식당이 입점했다.

사원식당인 웨스트키친에서는 점심시간 3개의 정식 메뉴와 함께 샐러드를 판매한다. 일부 식당은 조식과 석식도 운영하고 있어 삼시세끼 모두 외부 식당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트윈타워 내에서 해결할 수 있다.

카페도 4곳으로 늘었다. 지하 1층 중앙에 베이커리 카페인 ‘아우어 베이커리’, 플라워카페인 ‘트윈 뮤제오’가 있고 동관 1층 로비에는 던킨도너츠, 서관 1층 로비에는 잠바주스가 있다. 입점한 브랜드 모두 임직원 선호도 투표를 통해 선정됐다.
동관 2층에 있는 피트니스센터 ‘트윈 피트니스’. 사진=서범세 기자
동관 2층에 있는 피트니스센터 ‘트윈 피트니스’. 사진=서범세 기자
“여기가 한강뷰 명당”…입 소문난 피트니스센터

동관 2층에는 총 400평 규모로 조성된 피트니스센터인 ‘트윈 피트니스’가 있다. 2층 유리창을 통해 한강뷰가 보이는 탁 트인 조망으로 ‘뷰 맛집’으로 꼽히는 공간이다. 이탈리아 명품 운동기구 브랜드인 ‘테크노짐’의 운동기구 80대가 설치됐다.

오랜 시간 앉아서 일하는 사무직 직원들에게 하체 근력을 선물해줄 트레드밀은 32대나 있다. 모두 최고급 호텔 피트니스센터에서나 볼 수 있는 기구들이다. 현재 시범 운영 기간으로 5월 초 정식 오픈하기 전까지는 사전예약을 통해 아침, 점심, 퇴근 이후 이용할 수 있다.

헬스 트레이너 4명이 상주해 있어 인바디 체크는 물론 언제든지 운동 상담과 운동기구 사용법을 안내받을 수 있다. 갈아입을 운동복과 스포츠타월, 양말까지 구비돼 있어 운동을 위해 따로 짐을 챙길 필요없이 출근 복장 그대로 오면 된다.

LG 관계자는 “피트니스센터는 최대 110명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으며 신규 시설에 대한 수요조사에서 임직원이 가장 선호한 시설로 선정됐을 만큼 시범 운영 기간에도 직원들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LG 직원이 전용 앱으로 1층에 있는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결제하는 모습. 사진=서범세 기자
LG 직원이 전용 앱으로 1층에 있는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결제하는 모습. 사진=서범세 기자
전용 앱으로 주문·결제와 더치페이도 OK

LG트윈타워는 리모델링을 통해 스마트 빌딩으로 탈바꿈했다. LG CNS에서 만든 트윈타워 전용 모바일 앱 ‘커넥트 온’을 통해 상주하는 임직원들은 식당·카페의 주문, 결제, 포장, 예약, 웨이팅을 할 수 있다.

사무실에서 앱으로 점심 메뉴를 주문하고, 점심 식사후 이동하면서 커피를 주문하면 카페에서 기다리지 않고 받을 수 있다. LG 직원은 “워킹런치(일하면서 먹는 점심)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포장 시스템이 잘돼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추후에는 여러 명이 함께 식사했을 때 나눠서 결제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될 예정이다. 특히 직원들 이용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편의시설을 이용하기 전에 앱으로 혼잡도를 미리 확인하면 기다리지 않고 이용할 수 있다. 피트니스센터뿐 아니라 오는 7월 정식 오픈하는 사내부속의원의 진료 예약도 앱을 통해 할 수 있다.
LG트윈타워 앞 분수대. 사진=LG
LG트윈타워 앞 분수대. 사진=LG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윤소희 인턴기자 ys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