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1분기 인도량 8.5% 급감…샤오미에 잡히나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올해 1분기 차량 인도량이 팬데믹 초기인 2020년 이후 4년 만에 역성장했다. 2일(현지시간) 테슬라는 지난 1분기(1~3월)에 차량을 38만6810대 인도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한 수준이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45만 7000대도 크게 밑도는 수치다. 테슬라의 차량 인도량이 감소한 것은 팬데믹으로 공급망이 마비되기 시작했던 지난 2020년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1분기 생산량은 43만3371대로 전년 동기 대비로는 1.7%, 전월 대비로는 12.5% 떨어졌다. 지난 분기에 생산됐지만 고객에게 인도되지 않은 차량은 4만6561대에 달했다.

주력 제품인 모델3와 모델Y 인도량과 생산량은 각각 36만9783대와 41만2376대로 집계됐다. 다른 모델들의 인도량과 생산량은 각각 1만7027대, 2만995대로 나타났다.

성명을 통해 테슬라는 "인도량 감소는 부분적으로 캘리포니아 프레몬트 공장에서 업데이트된 모델3의 생산 확대가 초기 단계에 있고 여러 공장의 폐쇄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테슬라가 미국에서 모델3 업데이트를 하면서 캘리포니아주 프레몬트 공장 생산라인 가동 속도가 늦춰졌다.

또 지난 1월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선박 공격에 따라 테슬라의 부품 공급이 차질이 빚어지면서 독일 베를린 기가팩토리가 생산을 일시 중단한 바 있다. 3월에는 베를린 공장 인접 변전소에 방화로 의심되는 화재가 발생하면서 생산을 중단했다.

생산량 감소와 함께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라 테슬라의 인도량 감소폭이 더욱 커졌다. 중국에서는 BYD(비야디)를 비롯한 토종 전기차 제조업체와 최근 첫 전기차 SU7를 출시한 샤오미 등과의 경쟁이 심화됐다.

테슬라는 지난 1월과 2월 중국에서 판매 부진을 겪자 상하이 공장에서 모델3와 모델Y 생산량을 줄이고 직원들의 근무일 수를 주 6일 반에서 5일로 줄였다.

테슬라는 판매량 증대를 위해 전기차 가격을 할인하고 인센티브를 내놓았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테슬라의 1분기 인도량이 BYD를 뛰어넘으면서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타이틀을 재탈환했다. BYD는 1분기에 3만114대의 배터리 전기차를 인도했다. 다만 BYD 인도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해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테슬라가 인도 실적을 발표하면서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4.90% 떨어졌다. 1분기에 테슬라 주가는 29% 급락했는데 이는 2022년 말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며 2010년 테슬라 상장 후 세 번째로 가파른 분기별 하락세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